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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이 미래다 - 그린 라이프] 농식품 기업에 '마중물'… 일자리 창출·농업 혁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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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모태펀드 올해 505억 신규 조성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축산농민과 축산업계에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간이다.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150여일 만에 전국 11개 시·도로 확산했고, 소와 돼지 350만여 마리가 살처분되는 사상 초유의 구제역 사태가 발생했다.

강원도 원주 소재의 농업회사법인 ㈜금돈도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구제역으로 돼지 2만여 마리를 땅에 묻었다. 자금난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러나 역경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바로 ‘농식품모태(母胎)펀드’ 덕분이다.

농식품모태펀드는 농업법인과 식품업체 등 농식품경영체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조합·회사에 출자하기 위해 정부재정이나 기금 등으로 조성한 펀드다. 2010년 정부재정으로 농식품모태펀드가 조성됐고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운용을 맡았다.

모태펀드에 다시 민간으로부터 출자를 받은 자(子)펀드 격으로 농식품투자조합(매칭펀드)을 결성하고, 유망한 농식품경영체(농업인, 농업법인, 식품사업자, 관련 사업자)에 투자한다. 이익이 나면 투자자들과 배분하는 등 농식품경영체에 투자한다는 점 외에는 일반적인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돈은 2015년 축산과 관광을 연계한 사업과 수출 계획 등을 바탕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어 농식품펀드 운용사들로부터 무려 40억원을 유치했다. 이 자금으로 시설 확충과 해외판로 개척 등에 나선 결과 현재 연매출 100억원 규모의 농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기 자금 부족 등에 시달리는 농식품 기업들이 성장단계에 진입하도록 돕기 위해 2010년 조성된 농식품모태펀드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 창업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올해는 500억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를 새로 조성해 농식품 경영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강원 원주시 지정면 돼지문화원에서 어린이들이 소시지 반죽을 만들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한때 자금난을 겪기도 했던 ㈜금돈은 농식품모태펀드를 투자받아 축산과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 개발, 해외판로 개척 등으로 톡톡한 수입을 거두고 있다.
원주=뉴스1
◆농식품펀드로 일자리 창출·농업혁신 일군다

1일 농식품부의 ‘2018년 농식품 모태펀드 운영 계획’에 따르면 정부 300억원, 민간출자 205억원 등 올해 총 505억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를 새로 조성해 농식품 경영체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투자 목적별로는 농식품벤처펀드 125억원, 지역특성화펀드 100억원, 6차산업펀드 100억원, 농식품 일반펀드 18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농식품벤처펀드와 지역특성화펀드는 새로 조성된 펀드다.

농식품벤처펀드는 농식품분야 창업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팜 등 농식품 관련 창업 경영체에 전액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투자 대상은 설립 5년 미만의 농식품 경영체 가운데 △농업계열 고교나 농식품계열 대학졸업자가 최대주주이거나 2인 이상이 등기 임원인 경영체 △대표자가 만 39세 이하 또는 만 39세 이하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경영체 △스마트팜 보육센터 수료생이 창업한 스마트팜 경영체 등이 해당한다.

농식품부는 “농식품벤처펀드는 전체 펀드 결성 금액의 약 25%가량이 만 39세 이하 청년창업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농업분야의 혁신은 물론 청년창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역특성화펀드는 농식품모태펀드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해당 지자체의 농식품 경영체에 투자하는 펀드다. 올해 농식품모태펀드(40%)와 경기도(30%), 민간(30%)이 공동출자해 100억원의 펀드를 결성, 경기도 내 유망 농식품 경영체를 집중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경기도 외에 다른 지자체로도 사업을 확대해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농촌지역 창업 지원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6차산업화펀드는 생산(1차산업), 제조·가공(2차산업), 서비스업(3차산업)을 융복합한 6차산업화에 기여하는 경영체에 투자하는 펀드로, 2013년부터 매년 100억원씩 조성해 오고 있다.

◆제도 개선·인센티브로 투자 촉진 유도

농식품부는 신규 펀드 조성과 함께 농식품분야 투자 촉진과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투자가 조기에 이뤄지도록 농식품펀드의 연차별 의무투자비율을 첫해 25%, 2년차 50%, 3년차 60%로 상향조정했다. 기존의 연차별 의무투자비율은 1년차 20%, 2년차 40%, 3년차 60%, 4년차 80% 이상이었다.

유한책임회사와 유한회사의 시장 참여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투자환경 변화를 반영해 이들 회사도 운용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펀드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인센티브를 확대해 스마트팜 등 청년창업과 농식품분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초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농식품벤처펀드의 경우 손실 발생 시 모태펀드가 출자금의 10% 이내에서 우선으로 손실을 충당하는 우선손실충당제를 도입한다. 또한 스마트팜 보육센터 수료자가 창업한 스마트팜 기업에 투자 시 투자금액의 5%를 추가로 지급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한다.

운용사 성과 보수 지급의 기준이 되는 기준수익률의 경우 농식품 일반펀드는 5%, 일반 특수목적펀드는 2%, 농식품벤처펀드는 0%로 조정하는 등 펀드의 수익성과 위험성 등에 따라 차등화했다.

이 밖에도 농식품부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권역별 설명회와 컨설팅 지원, 사업설명회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친다.

지난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7 농식품모태펀드 구매상담회’에서 농식품모태펀드 투자를 받은 농식품기업 관계자들이 유통업체 관계자들과 구매상담을 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제공
◆펀드 투자→고용·매출 약 10% 늘어

농식품모태펀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205억원(정부출연 4592억원, 민간 3613억원)의 재원을 조성, 260개 농식품 경영체에 4740억원을 투자했다. 이렇게 투자된 자금은 설비 확충과 R&D(연구개발) 등에 투입돼 매출액 및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모태펀드 피투자 경영체 표본조사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6년 매출액과 고용이 각각 8.3%,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펀드가 개별 경영체의 성장과 함께 농식품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2014년 창업한 식사 대용 분말 제조·판매업체 ㈜이그니스는 모태펀드 6억원을 투자받아 설비 등을 확충한 결과 2015년 8200만원이던 매출액이 2016년 15억5400만원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업회사법인 ㈜영준목장 역시 2016년과 지난해 각각 10억원을 투자받아 R&D 등에 투자한 결과 매출액이 14배나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제도 개선을 통해 농식품모태펀드가 농업의 혁신성장과 창업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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