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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편집숍’ 뛰어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약

입력 : 2018-03-02 03:00:00 수정 : 2018-03-01 21: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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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스토어’ 개척한 CJ올리브영, 새로운 도전
외모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민석(33)씨는 종종 회사 근처 ‘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찾는다. 헤어젤이나 세이빙크림, 향수 등이 김씨가 주로 사는 품목이다. 김씨는 “남성 코너가 따로 있어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보고 구매한다”며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H&B는 화장품, 생활용품, 미용제품, 건강보조식품, 의약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소매점을 말한다. 20세기 초반 미국 약국이 의약품 외에 식품과 음료를 판매한 것이 시초다. 해외에서는 ‘드럭스토어’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뷰티와 건강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 ‘H&B스토어’로 부른다.

국내에서 H&B가 첫선을 보인 것은 1999년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은 국내에는 생소한 한국형 드럭스토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올리브영은 소비자 구매 트렌드가 변화할 것을 예측하고, 사업 초기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올리브영 매장 전경.
◆브랜드보다는 품질이 최우선

올리브영은 중소기업의 등용문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입점 브랜드 가운데 70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다. 이를 통해 이름조차 생소한 중소 브랜드들이 ‘K뷰티’로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매장도 없던 ‘메디힐’, ‘미팩토리’, ‘네오젠’, ‘23years old’ 등은 올리브영을 통해 ‘K뷰티’를 대표하는 스타 브랜드로 거듭났다. 1일 1팩 신드롬을 일으킨 ‘메디힐’로 마스크팩 전성시대를 연 ‘엘앤피코스메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09년 설립 당시 약국을 통해서만 마스크팩을 판매해 오다 같은 해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올리브영은 메디힐의 제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판로가 됐고, 메디힐은 올리브영에 고객을 유인하는 역할을 했다. 양사의 ‘윈·윈’전략은 딱 맞아떨어졌다. 
올리브영 대표 중소 브랜드.
1일 올리브영 서울 강남본점이 쇼핑을 나온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올리브영 제공
메디힐은 현재 26개국에 유통망을 확보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해는 수출량 확대로 국가경쟁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팩토리의 ‘3단 돼지코팩’은 올리브영에 가면 꼭 사야 하는 아이템이 됐다. 지난해 중국, 베트남, 미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을 시작해 돼지코팩 1500만장을 판매했다.

이처럼 국내 중소 화장품의 판로를 돕고 있는 올리브영은 ‘K뷰티’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화장품시장 점유율을 보면 수입화장품을 포함한 럭셔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55에서 지난해 44까지 떨어진 반면 국내 화장품 브랜드 점유율은 같은 기간 34에서 38까지 늘었다.

◆지역별 맞춤형 매장 운영

올리브영은 2030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쇼핑 패턴도 바꿔 놓았다. 한 곳에서 다양한 품목을 ‘원스톱 쇼핑’할 수 있도록 맞춤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색조화장품 수요가 높은 서울 강남본점 1층은 색조 브랜드로만 꾸몄으며,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젊은 대구본점은 온라인에서 입소문난 신진 브랜드를,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공항스토어는 여행용품 브랜드를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다.

서울교대, 숙명여대와 각각 인접한 서초대로점과 숙대입구점은 식품특화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매장규모와 상권에 따라 △과자·음료 △간편 조리식품 △수입과자 등 식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화장품 외에도 속옷과 운동용품, 헤드폰, 리빙 소품, 패션 액세서리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위주였던 H&B 매장들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의 새로운 상품 소싱으로 새로운 고객층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올해 국내 화장품 중심의 H&B 편집숍 시장규모는 1조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매장수(1300여개) 기준으로 올리브영 점유율이 76, 왓슨스 15, 롭스 8, 부츠 1 등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H&B편집숍 시장규모가 2020년까지 2조7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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