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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26> 공군 지원기 ② E-737 항공통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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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4 14:00:00 수정 : 2018-02-14 13: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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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전방위 탐색… 3000여개 표적 추적/대당 4억달러… ‘피스 아이’ 별명/北 핵·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감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의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글귀처럼 전쟁에서 적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정찰은 승리의 핵심 열쇠다.

옛날에는 산이나 종탑처럼 높은 곳에 병사들을 보내거나 열기구를 이용해 적군의 활동을 감시하고 지휘부에 알렸다. 기술이 발달한 현대 전쟁에서는 정찰과 지휘활동을 실시간 융합한 지휘정찰체계가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체계가 전투기들을 감시, 지휘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E&C)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고성능 레이더로 원거리에서 비행하는 적기를 포착해 사령부에 보고하고 아군 전투기를 지휘·통제하는 하늘의 전투지휘사령부다. 360도 전방위 탐지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낮게 비행하는 항공기도 잡아낸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은 1991년 걸프전이다. 미국 공군은 걸프전이 발발하자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투입해 큰 전과를 올렸다.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이 격추한 이라크 항공기 40대 중 38대가 E-3 지휘통제를 받은 다국적군 전투기에 피격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걸프전 결과에 자극받은 우리 공군도 2006년 11월 미국 보잉사의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대당 4억달러(약 4500억원)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공군이 2011~2012년 4대를 인수해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전에 투입한 E-737은 ‘평화를 지키는 눈’을 뜻하는 피스 아이(Peace Eye)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민간 항공기 B-737에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 E-737은 상부에 막대기 형태의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겉모양은 투박하나 성능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쓰이는 레이더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탑재된 레이더들은 360도 전방위탐색만 가능하다. 반면 E-737 탑재 레이더는 레이더 전파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어 360도 전방위 탐색과 특정지역 집중감시능력을 동시에 발휘한다. 3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으며 360도 전방위감시 상황에서 탐지거리는 370㎞, 집중감시 상황에서는 740㎞ 떨어진 곳의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할 수 없는 북한 내륙 지역에서 낮게 비행하며 대남 침투를 시도하는 AN-2를 비롯한 북한 항공기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 데이터링크를 비롯한 통신장비와 한·미 연합작전 과정에서 정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장비도 갖췄다.

공군은 E-737을 항공통제기로 분류해 경남 김해기지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탄도미사일 조기경보레이더, 해군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더불어 북한 핵·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F-15K나 KF-16 전투기와 함께 영공 수호를 위한 초계비행에 나서기도 한다. 한·미 공군 연합훈련에서는 미국 공군 E-3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함께 한·미 공군 전투기 공중전 훈련을 지휘 통제한다.

공군은 북한 탄도미사일 감시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장 등 항공작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2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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