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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의 더 건강한 음식] 겨울 복어 영양만점 보양식…봄 복어 바짝 독 올라 금기

입력 : 2018-02-08 10:00:00 수정 : 2018-02-07 20: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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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복어 / 저칼로리·고단백, 무기질 비타민 풍부… 시력·피로회복에 좋아 / 청산가리 13배 맹독성분… 꼭 전문가가 손질해야
위험할 때 몸을 부풀려 자신을 지키는 복어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된다. 중국 시인 소동파는 복어 예찬론자로서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죽을 만큼 맛있고 황홀하다는 복어에 대해 알아보자.

복어는 종류만도 20여가지나 된다. 매우 귀한 참복을 비롯해 까치복, 황복, 은복, 말복 등 다양하다. 복어는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체내에 독을 지닌 채 돌아다니다가, 적을 만나거나 위협을 느끼면 몸을 부풀려 위협을 가한다. 난소의 중량이 제일 커지는 때는 산란 직전인 4~6월이며, 이때 복어 1마리의 전체 독량이 최대치가 된다. 그래서 ‘유채꽃이 필 무렵 복어는 위험하다’며 이때의 복어를 ‘유채씨복’이라 하여 금기시하고 있다.

복어를 풍선처럼 생겼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평소에는 매끈한 달걀형이다. 복어는 위가 등과 배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이 잘록하다. 배쪽 부분을 ‘팽창낭’이라고 한다. 천적을 위협하거나 스스로 위협을 느낄 때, 놀랐을 때 복어는 물이나 공기를 들이마셔 배를 풍선처럼 크게 부풀린다. 마시는 물의 양이 몸무게의 네 배가 될 만큼 많다. 들이마신 물이나 공기를 내뱉으면 “꾸엑” 하는 돼지 울음소리가 난다. 예부터 복어를 ‘강의 돼지’란 뜻인 ‘하돈’이라 부른 이유가 절로 이해된다.

◆소량의 복어독은 피로를 풀어주고 신경제 효능

복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몸의 저항력을 높인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시력회복과 빈혈에 좋다. 신경통과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겨울철 복어는 보양식에다 영양만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복어에는 청산가리의 13배나 되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맹독성분이 있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복어 제독기술이 뛰어난 조리사는 약간의 독을 일부러 남겨두기도 한다. 소량의 독성은 오히려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줘 진통제나 신경제 효능이 있다.

복어는 일본에서 ‘해선의 왕자’, 즉 바다생선의 왕자로 대접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후 ‘복어금식령’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복어를 먹다 죽은 장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복어의 피와 내장, 껍질, 눈, 알에 들어 있는 테트로도톡신은 조금만 잘못 먹어도 입술과 혀가 즉시 마비된다. 두통, 복통, 구토, 지각 이상, 운동신경마비 증상이 20여분 뒤부터 나타나고 숨이 가빠지고 말하기가 힘들어진다. 빠르면 1시간 30분, 늦어도 6시간 뒤면 사망한다. 무색, 무미, 무취한 데다 섭씨 300도로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복어 요리는 복어요리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조리할 수 있다.
<복어회>
 
재료 복살 160g

만드는 법 ① 손질한 복살을 17도의 물에 연한 소금을 타서 30분간 담갔다가 건져 행주를 위아래 놓고 꼭꼭 눌러 물기를 빼고 마른 행주에 싸서 냉장고에 5~6시간 보관한다. 

② 도마 밑에 물에 적신 행주를 깔고 도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준비한 뒤 물에 적신 행주를 도마 옆에 둔다. 

③ 준비한 복어살을 머리 쪽부터 꼬리 쪽으로 얇게 썰어서 그릇에 담는다.

◆복어 살의 쫄깃한 맛은 회가 최고

복어 살은 콜라겐이 풍부해 딱딱할 만큼 쫄깃하다.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성분이 더해져 씹을수록 맛이 배 나온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다. 복어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로 이리를 꼽는 이들이 많다. 이리는 수컷 뱃속에 든 정액 덩어리이다. 눈처럼 하얗고, 크림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다.

복어 살의 쫄깃한 맛을 즐기려면 회가 최고다. 가능한 한 얇게 썬다. ‘창호지처럼 뜬다’고 한다. 일본에선 복어 살에 묻은 피를 조금 놔두기도 한다. 혀와 입술이 살짝 마비되면서 얼얼한 느낌을 받는데, 이를 즐기는 미식가들이 있다. 하지만 극도로 위험하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내는 식당이 있다고는 하나, 안전을 위해 대부분 독을 완전히 제거한다. 맑은 지리탕도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데, 맑은탕으로 먹어봐야 복어의 크기나 종류에 따른 맛 차이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복지리탕>

재료:복살 120g, 미나리 30g, 배추 30g, 무 30g, 대파 30g, 지리초(폰즈) 80㏄,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만가닥버섯 각 20g, 복떡 1개 등.

만드는 법 ① 다랑어 국물에 복살을 먼저 넣고 끓인다. 

② 거품을 깨끗이 제거한 후 복떡과 미나리를 제외한 모든 야채를 함께 넣고 다시 한번 끓인다.

③ 소금과 정종으로 간을 한 후 복떡과 미나리를 넣는다. 

④ 콩나물을 첨가하면 숙취에도 도움이 된다.
복어로 만든 주요 요리로는 복어탕, 복어술, 복어회가 있다. 복어탕은 회를 뜨고 남은 살과 머리에 두부, 파, 쑥갓, 생표고를 넣고 장국에 끓인 것이다. 이리를 넣으면 한층 맛이 있는 지리가 된다. 익혀낸 건지는 실파와 무 간 것을 넣은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건지를 다 먹고 나면 국물에 찹쌀떡이나 밥을 넣어 끓여 먹어도 맛있다.

요리연구가·식공간연출학박사·푸드스타일리스트
그림=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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