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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만경봉호 입항, 美 맞불작전… 한·미 균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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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6 23:47:38 수정 : 2018-02-06 23: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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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조치 어긋나지만 예외 적용 / 정부가 대북제재에 구멍 내는 꼴 / 펜스, 천안함기념관 방문 예정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어제 묵호항에 입항했다.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은 5·24조치에 위배된다. 북한 선박의 영해 진입을 금지한 2016년 말 정부의 독자제재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예외로 삼기로 했다. 앞서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남측 참가자들이 지난달 31일 전세기 편으로 방북할 때에도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에 예외를 적용했다.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에 연거푸 구멍을 낸 셈이다. 그런 판국에 정부는 북한 예술단이 숙소로 이용하는 만경봉호에 식자재와 함께 유엔 제재 대상 품목인 유류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평창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백악관은 “(개막식 때) 단순히 리본을 자르러 가야 한다면 가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에 북한 인권 유린과 핵 문제를 집중 부각하면서 북한의 올림픽 선전전에 맞불을 놓을 방침이다. 탈북민을 면담하고 평택 천안함기념관도 방문한다. 우리는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조치에 흠을 내는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은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의 참상을 돌아보는 것이다. 한·미 간 엇갈린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정부는 펜스 부통령 방한 중 북한 인사를 만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만나더라도 북한의 핵 포기가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다. 북한 고위급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니고 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에 비핵화와 관련한 진일보한 입장이 담겨 있어야 북핵 문제 협의가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그제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지난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두 곳 이상 해킹해 26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고 보고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국제사회 대북제재로 핵·미사일 개발자금이 바닥나자 가상화폐 탈취를 노리는 것이다. 온갖 도발을 일삼고 돈을 털어가는 북한의 ‘깡패국가’ 근성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남북대화는 하더라도 이런 북한의 실체를 똑바로 봐야 한다. 북한의 기만적 태도를 염두에 두고 평창올림픽 이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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