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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아리아리] ‘평대전’에 울고 웃는 자원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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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5 19:22:15 수정 : 2018-02-05 19: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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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개인이 운영 … 팔로어 5200명 / 칭찬·애환 등 공유 … 익명게시판 역할 / “소수의 글, 다수의견으로 비쳐 아쉬워… 사실 확인 없이 기사화 자제를” 불만도
‘평대전을 아시나요?’

평대전. 언뜻 들으면 지역명을 연상케 하는 이 단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줄임말이다. 페이지명만 보면 조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것 공식 소통창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반 자원봉사자가 운영하는 비공식 페이지다.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소식과 유용한 정보는 물론 대회 관련 기사도 볼 수 있다. 아직 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이지만, 어느덧 팔로우 수가 5200명을 넘길 정도로 평창 올림픽 관련 종사자들의 관심이 높다.

‘평대전’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자원봉사자들의 애환과 고민사항 등을 공유하는 익명게시판 역할이다. 봉사시간 인정 여부나 셔틀버스 관련 정보 교환은 물론 유급직원으로부터의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민원도 올라온다. ‘모의개회식 때 벌벌 떨고 있었는데, 핫팩 건네준 다른 근무지역 자원봉사자님들 감사해요’, ‘군인이나 전의경분들도 고생하고 있는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대우가 너무 박하다. 우리 자봉들이라도 따듯하게 대해드리자’ 등의 훈훈한 글도 발견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피 끊는 20대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OOO에서 근무 중인 자봉님, 여자친구 있으신가요? 너무 잘 생기셨어요’와 같은 달달한 게시글도 있다.

실제 ‘평대전’에 대한 자원봉사자들의 인식은 어떨까. 국제방송센터(IBC) 앞의 미디어 등록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김희연(22)씨와 정예슬(22)씨는 “평대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비록 아직 글을 남길 정도로 애로사항은 없어서 글을 남긴 적은 없지만,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자원봉사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 자주 챙겨보고 있다”면서 “다만 평대전에 올라오는 의견들이 자원봉사자 중 소수 의견일 수도 있는데, 게시되면 다수의 의견으로 비쳐질 수 있는 점은 좀 아쉽다”고 말했다.

두 자원봉사자는 평대전에 올라온 글을 제대로 된 확인 없이 기사화하는 언론의 태도에도 일침을 가했다. 김씨는 “지난번에 자원봉사자 식당의 열악함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사실 메뉴는 그날그날 만족도가 다르고, 어떻게 음식을 담느냐, 얼마나 많은 양을 담느냐에 따라 풍족해 보일 수도 있고, 열악해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평대전의 게시글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의 애환에 언론이 주목하는 건 고맙지만, 무턱대고 기사화되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원봉사자는 “평대전을 통해 익명으로나마 불편사항을 올리면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평대전의 모토가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 민주적 아고라’인 만큼 이번 평창의 새로운 공론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체육부 남정훈 기자
과거 올림픽의 정보 흐름은 조직위가 대회 관련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뿌려대는 ‘일방향적 소통’이었다면, 이번 평창에서는 SNS의 발달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는 자세로 불만사항 등 여건을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평창=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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