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버려진 동물들이 들려주는 즐거운 연주

입력 : 2018-02-03 03:00:00 수정 : 2018-02-02 21:04: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설화 지음/책읽는곰/1만2000원
밴드 브레멘/유설화 지음/책읽는곰/1만2000원


“우리처럼 집 없는 동물들이 브레멘 음악대가 돼서 잘 먹고 잘 살았대. 우리도 한번 해 볼까?”

경주마로 뛰던 말은 다리를 다쳐 관광마차를 끄는 신세로 전락했다. 말은 주인의 욕설과 매질을 참다못해 도망쳤다. 개는 어릴 때부터 실험실에 갇혀 주사를 맞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마지막 주사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고 탈출했다. 닭은 비좁은 양계장에서 밤낮없이 알을 낳다가 어디론가 팔려가기 직전 도망쳤다. 누군가의 반려동물이었던 고양이는 길에 버려져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이렇게 버려진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갈 곳이 없어 한숨을 쉬던 동물들 사이에서 갑자기 고양이가 꾀를 낸다. ‘브레멘 음악대’를 창설하자는 것. 이 얘기에 고양이와 개가 노래를 부르고, 닭은 춤을 추고, 말은 발굽으로 장단을 맞춘다.

동물들은 함께 공연을 하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러던 중 숲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동물들은 힘을 합쳐 이들을 쫓으려 하지만, 청년들은 자신들을 ‘밴드 브레멘’이라고 소개하며 같이 밴드 활동을 하자고 제안한다.

신간 ‘밴드 브레멘’은 고전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그림책으로 변주했다.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주목받은 유설화 작가의 그림책이다. 책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이야기와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활기를 더한다. 귀여우면서 익살스러운 동물들의 그림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동물들을 쉽게 버리거나 학대하고 쓸모없어진 것들을 함부로 대하는 요즘 시대에 생명의 가치와 다양성 존중, 따뜻한 공존과 연대의 정신을 친근하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권구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