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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금 빼돌려 DJ·盧 흠집내기…사전 靑재가 가능성 '촉각'

입력 : 2018-01-29 21:52:46 수정 : 2018-01-29 21: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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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前 국정원 간부 2명 영장… 배후 추적 수사력 집중/2009년 두 前 대통령 서거 이후/MB 부정적인 여론 차단 목적/공작명 ‘데이비드슨’ ‘연어’ 사용/풍문성 비위 의혹 첩보 수집 나서/근거 미약해 별 성과 못거둬/자금 일부 원세훈 개인 유용도/장석명 보강수사뒤 영장 재청구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이 대북공작금 10억원 이상을 빼돌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흠집내기’에 쓰려 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이 같은 정치공작을 벌인 배후에 이 전 대통령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9일 국정원 최종흡 전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정보국장 2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과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31일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차장 등은 2009∼2010년 원 전 원장 지시를 받고 대북공작금 10억여원을 빼돌려 해외에서 나도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비위 의혹에 관한 풍문 수집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공작명을 각각 ‘데이비드슨’과 ‘연어’로 지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비드슨은 김 전 대통령의 이니셜 ‘DJ’와 유사해서, ‘연어’는 퇴임 후 고향인 경북 봉하마을로 돌아간 노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비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09년 5월 검찰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하고 3개월 뒤인 같은 해 8월에는 김 전 대통령도 노환으로 서거했다. 검찰은 두 전직 대통령 서거 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이를 차단할 목적에서 국정원이 정치공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액을 써가며 해외에서 수집한 두 전직 대통령 관련 첩보는 사실과 다른 것이 대부분이어서 음해공작은 불발에 그쳤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나중에 돈을 제대로 썼는지 확인한 뒤 ‘근거가 미약한 것이었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대북공작금은 외국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을 국내로 데려오는 등 긴박한 사업에만 써야 하는 예산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원 전 원장 혼자 이를 결정하기보다는 사전에 청와대에 보고해 재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향후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하게 되면 이 대목을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빼돌려진 대북공작금 일부가 원 전 원장의 주머니로 흘러든 단서도 잡았다.

원 전 원장이 2009∼2010년 서울시내 한 고급 호텔 스위트룸을 1년 가까이 장기 임차해 썼는데 그 보증금과 이용료를 김 전 국장이 국정원 대북공작금으로 대납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호텔에는 국정원이 안가 용도로 쓰던 객실이 별도로 있었다”는 말로 원 전 원장이 개인적 목적에서 스위트룸을 빌려 쓴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보강수사를 거쳐 조만간 영장을 재청구키로 했다.

장 전 비서관은 2011년 이명박정부 국무총리실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사찰 가담자인 총리실 주무관에게 5000만원을 건네며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장 전 비서관이 해당 주무관에게 “당신과 부인 둘 다 좋은 공기업 또는 대기업에 취직시켜주겠다”고 제안하며 회유하려 한 단서도 잡았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국정원이 청와대 간부들에게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제공한 사건과 관련해선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을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다. 이들은 재직 중 5000만원씩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특활비 1억5000만원을 받아 쓴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함께 기소하기로 했다.

김태훈·배민영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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