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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거울이 된 연극…한국 사회 '부조리' 꼬집는다

입력 : 2018-01-28 19:49:52 수정 : 2018-01-28 19: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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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눈여겨 볼 만한 작품들 / 국내 작품들 시대 고민 적극 반영 / ‘전시의 공무원’ 등 사회 부조리 담아 / 작품성 검증된 고전·근대극도 풍성 / ‘리처드 3세’ 세가지 버전 무대 올라 / 신선한 해외 초연작들도 주목할 만 한국 사회의 ‘부조리’가 올해 연극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극단 ‘전시의 공무원’, 서울시극단 ‘옥상밭 고추는 왜’ 등 우리 사회를 비춰 볼 만한 작품들이 대거 눈에 띈다. 연극계는 다른 공연예술보다 동시대 아픔을 담는 데 앞장서 온 데다 최근 사회적 격변으로 연극인들의 시대 고민이 깊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무게감 있는 고전·근대극 역시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다. ‘리처드 3세’ ‘엘렉트라’ ‘인형의 집’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달의 저편’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해외 작품들도 푸짐하다.

서울시극단 ‘옥상 밭 고추는 왜’
◆연극, 한국 사회를 풍자하다

국립극단 이성열 신임감독은 올해 작품을 발표하며 “연극이 시대와 사회를 되비치는 거울이 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국립극단 라인업에는 한국 사회와 맞닿은 작품이 여러 편 올라 있다. 창작 신작 ‘전시의 공무원’은 6·25전쟁 시기 경무대 공무원을 다룬다. 대통령 명으로 관공서 문서를 파기하며 부산까지 피난 가는 그의 모습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공무원들과 겹쳐진다. 오세혁 작·이성열 연출로 10월 17∼11월12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4월 5∼22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말뫼의 눈물’은 조선소 사람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작·연출의 김수희는 조선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대본을 썼다. 11월 2∼25일 같은 장소에서 선보이는 ‘텍사스 고모’는 이주노동자의 소외와 절망을 재기 발랄한 문장력으로 풀었다. 2013년 국립극단 ‘개구리’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박근형 연출은 카뮈의 ‘페스트’를 공연한다. 5월 18∼6월 1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핵심을 ‘성찰과 되짚기’로 삼았다. 11월 15∼25일 공연하는 ‘두 번째 시간’은 독재정권 시절 의문사한 남편을 둔 부인의 삶을 통해 역사에서 빗겨난 평범한 사람을 다룬다. 이보람이 희곡을 쓰고 김수희가 연출한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가제)’은 1980년대생 한국·일본·홍콩 연출가들이 바라본 시대와 세대 갈등을 다룬다. 한국의 이경성, 일본의 사토코 이치하라, 홍콩의 웡칭얀 버디가 참여하며 12월 5∼7일 쇼케이스를 통해 선보인다.

서울시극단은 4월 12∼22일 ‘옥상 밭 고추는 왜’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재공연한다. 지난해 초연한 작품으로, 우리 사회 자화상을 다세대 연립주택을 배경으로 푼 블랙코미디다. 

올해 연극계는 한국 사회를 비추는 창작 작품부터 고전·근대극, 해외 유명 작품까지 상차림이 푸짐하다. 사진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리처드 3세’.
◆무대로 만나는 고전의 무게·생명력

고전·근대극은 작품성이 검증된 데다 새로운 연출을 보는 재미를 보장한다. LG아트센터는 4월 26∼5월 5일 그리스 희곡 ‘엘렉트라’를 올린다. 한태숙 연출이 이 고전을 현대적 음악극으로 재해석했다.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는 세 가지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2월 영화배우 황정민이 출연하는 무대에 이어 6월에는 독일 스타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이 작품으로 내한한다. 6월 15∼17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국립극단은 장 랑베르 빌드가 새롭게 해석한 ‘리처드 3세 - 충성심의 구속’을 6월 29∼7월 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올린다. 국립극단과 ‘로베르토 쥬코’를 작업한 빌드 연출이 직접 광대로 등장한다.

예술의전당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을 선보인다. 11월 6∼ 25일 CJ 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신선하고 세련… 해외 초연작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뛰어난 해외 연극도 여러 편 눈에 띈다. 신시컴퍼니는 영국 웨스트엔드 최신 코미디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The Play That Goes Wrong)’을 소개한다. 런던 한 술집에서 코미디 단막극으로 시작해 2014년 웨스트엔드에 진출, 매진 행렬을 기록한 작품이다. 2014 왓츠온스테이지상, 2015 올리비에 최우수 코미디상을 받았다. 11월 6일부터 2019년 1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2015년 ‘바늘과 아편’의 마법 같은 상상력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된 로베르 르파주 연출도 다시 한국을 찾는다. 5월 16∼19일 LG아트센터에서 ‘달의 저편’을 선보인다. 달컴퍼니는 연극 ‘레드’의 작가 존 로건의 1997년작 ‘네버 더 시너’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옮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라이선스로 초연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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