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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송월 방남(訪南)’ 무엇 남겼나

입력 : 2018-01-23 18:30:09 수정 : 2018-01-23 23: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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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단장 일행 국빈급 경호·의전/일정 변경 사후 설명조차 안해/국정원·경찰선 취재까지 막아/당국, 과잉보호로 비난 자초해/北 ‘인공기 소각사태’ 사과 요구
재발 개연성 커 … 대책 마련 시급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이뤄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1박2일 방남(訪南)은 숱한 화제 속에 몇 가지 과제도 남겼다. 대규모 예술단과 선수, 응원단의 방남 일정이 예정된 만큼 이번에 노출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나 남남갈등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잘 대해줘서 감사하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22일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북으로 돌아가기 전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현 단장은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訪南)해 1박2일간 공연 후보장소 5곳을 둘러봤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21∼22일 1박2일 동안 현 단장 일행은 국빈급 경호, 의전을 받았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이뤄진 북한 주요 인사의 방남이라는 점에서 취재 열기가 뜨거울 수밖에 없었지만 풀 취재단 구성에 대한 통일부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도착 당일 곳곳에서 아수라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의 방남 일정 돌입 전부터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과도한 취재경쟁을 막고 질서있는 취재를 위해 우리 측 남북출입사무소(CIQ) 도착부터 풀(pool) 공동취재단의 접근을 요구했으나 현 단장 일행이 서울역에 도착한 이후에서야 통일부는 공동취재단 구성 요구를 수용했다. 이미 수많은 내외신 취재진이 서울역에 진을 친 상황이었다. 서울역 현장에선 현 단장 일행 경호를 맡은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풀 취재임을 밝힌 취재진을 거칠게 밀어내며 “(현 단장이) 불편해하시니 질문하지 마라”며 취재를 방해해 과잉보호 비판을 자초했다. 강릉에선 현장 요원이 풀 취재기자 멱살을 잡으면서까지 취재를 가로막는 일이 벌어졌다.

현 단장 일행이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돌연 20일 예정됐던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사후 설명도 없었지만 정부 당국자 그 누구도 현 단장에게 그 사정을 묻지 않은 것도 도마에 올랐다. 국빈급 경호 및 지나친 과잉 의전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북한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제기된 이유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현 단장 일행의 1박2일 방남 일정을 따라붙어 취재한 풀 취재단과 만난 자리에서 “벌어졌던 일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풀 취재에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공연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 중구 국립극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점검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현 단장의 방남 기간 이뤄진 일부 단체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사진 및 인공기 소각은 얼마든지 재발할 개연성이 크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특대형 도발 행위”라며 우리 당국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은 사진도 불태울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런 일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사회가 다양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남남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도 쓴소리를 듣고 가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김민서·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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