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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가는 곳마다 아수라장…무능한 통일부·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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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1 18:09:03 수정 : 2018-01-21 19: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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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 일행이 애초 예정보다 하루 늦게 남한을 방문한 21일 이들이 가는 곳마다 취재진이 뒤엉키는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북한 주요 인사의 방남시 짤막한 소감을 물을 수 있는 기회조차 언론에 주어지지 않았고 경찰과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은 현장 취재 기자들의 몸을 밀쳐내는가 하면 접근 자체를 아예 가로 막으면서 취재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현 단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우리 측 CIQ(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경찰의 호위 속에 오전 10시 26분쯤 서울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남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 단장은 미소만 띈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남 일정을 하루 늦춘 이유가 무엇인지 등 취재진이 재차 질문을 하자 현장에 배치된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는 “(취재가) 협의된 바 없다”며 “(현송월이) 불편해 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마라”라며 풀 취재단 기자들을 밀쳐냈다. 
취재 경쟁 내외신 취재진이 21일 강릉역에서 현송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장 일행이 탄 버스를 둘러싸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취재가 협의된바 없고 현송월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풀 취재단 기자들을 거칠게 밀쳐낸 국정원 관계자의 말은 틀렸다. 애초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이들의 일행이 도착하기 전부터 언론사 취재경쟁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안전 등을 감안해 효율적 취재가 가능하도록 사전에 풀(pool) 취재단 구성을 정부에 요구했었다. 이날 서울역 현장에 나가 현 단장에게 질문을 한 기자는 풀 취재단의 일원이었다. 통일부와 국정원 간 현 단장 일행의 방남 경로에 따른 언론 협조 사항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애초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CIQ에서 현 단장 일행이 도착했을 때 몇 마디 할 수 있는 포토세션만 만들어졌더라도 피할 수 있었던 마찰이었다. 통일부와 국정원은 CIQ에서의 풀 취재도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최소한 이들이 방남하기 전날 밤까지는 풀 취재단의 활동 시작 시각과 장소에 대한 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통일부는 이들이 남한에 도착한 이후까지도 구체적 답변을 주지 않고 뭉갰다. 정부가 늑장을 부리는 사이 도라산 CIQ에는 이미 내외신 언론사 취재 차량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사태가 빚어졌고 결국 현 단장 일행이 가는 곳마다 취재진이 뒤엉키는 어수선한 장면이 연출될 수밖에 없었다. 

풀 취재단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풀 취재단은 현 단장 일행이 탑승한 KTX 탑승칸(8호 차량) 입구에서도 취재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현 단장 일행은 강릉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풀 취재단은 버스를 타고 뒤따르는 촌극이 빚어졌다. 서울역에서의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이후에서야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 열기가 과열됐다”며 “강릉도 풀(취재단)로 구성해야겠다”며 뒷북을 쳤다. 강릉에는 이미 각 언론사 기자들이 파견돼 현 단장 방문에 따른 취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전에 미리 풀 취재단 구성에 대한 협조가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던 혼선이었다. 애초 통일부 당국자는 “폴리스 라인 확실하게 치고 통제구역 안은 통일부 풀(취재단)만 들어가도록 할 테니 통일부 풀이 강릉까지 가도록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었으나 정작 강릉 현지 상황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풀 취재단의 근접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다. 정부가 풀 취재단 구성에 극도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근접 취재를 가로막은 것은 현 단장이 행여나 불쾌하거나 불편해 할까봐 그의 눈치를 살피는데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서울·강릉=공동취재단,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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