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단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우리 측 CIQ(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경찰의 호위 속에 오전 10시 26분쯤 서울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남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 단장은 미소만 띈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남 일정을 하루 늦춘 이유가 무엇인지 등 취재진이 재차 질문을 하자 현장에 배치된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는 “(취재가) 협의된 바 없다”며 “(현송월이) 불편해 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마라”라며 풀 취재단 기자들을 밀쳐냈다.
취재 경쟁 내외신 취재진이 21일 강릉역에서 현송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장 일행이 탄 버스를 둘러싸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
풀 취재단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풀 취재단은 현 단장 일행이 탑승한 KTX 탑승칸(8호 차량) 입구에서도 취재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현 단장 일행은 강릉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풀 취재단은 버스를 타고 뒤따르는 촌극이 빚어졌다. 서울역에서의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이후에서야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 열기가 과열됐다”며 “강릉도 풀(취재단)로 구성해야겠다”며 뒷북을 쳤다. 강릉에는 이미 각 언론사 기자들이 파견돼 현 단장 방문에 따른 취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전에 미리 풀 취재단 구성에 대한 협조가 이뤄졌다면 피할 수 있었던 혼선이었다. 애초 통일부 당국자는 “폴리스 라인 확실하게 치고 통제구역 안은 통일부 풀(취재단)만 들어가도록 할 테니 통일부 풀이 강릉까지 가도록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었으나 정작 강릉 현지 상황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풀 취재단의 근접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다. 정부가 풀 취재단 구성에 극도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근접 취재를 가로막은 것은 현 단장이 행여나 불쾌하거나 불편해 할까봐 그의 눈치를 살피는데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서울·강릉=공동취재단,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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