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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세먼지 더 많은 중앙차로…위험한 버스 대기 승객들

입력 : 2018-01-18 19:27:50 수정 : 2018-01-18 19: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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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측정/출근시간대 최대 2.7배 높아
“오늘처럼 미세먼지 심한 날은 차라리 차를 몰고 나오는 게 맘 편할 것 같아요.”

경기 김포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35)씨는 평소 버스를 이용한다. 꽉 막힌 출근길 스트레스 받으며 운전하는 것도 싫고 저녁 술자리 약속도 많아서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에는 차를 몰고 나오는 게 건강에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중앙 버스전용차로에서 환승할 버스를 기다릴 때는 미세먼지에 포위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실제 출근시간 중앙차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다른 시간대 인근 도로변보다 최대 2.7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18일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 신촌 연세대 앞 버스 중앙차로에서 측정된 출근 시간(오전 7시30분∼11시30분) PM2.5 농도(3회 측정값 평균)는 58.5㎍/㎥였다. 이에 비해 인근 도로변의 측정값은 33.0㎍/㎥로, 56% 수준이었다.

같은 방식으로 낮(낮 12시30분∼4시30분)에 측정했을 때는 중앙차로는 33.0㎍/㎥, 도로변은 21.7㎍/㎥를 보였다. 출근시간대 중앙차로의 PM2.5는 낮시간 도로변보다 2.7배나 높은 것이다. 퇴근시간(오후 4시30분∼8시30분)도 중앙차선이 도로변보다 40% 이상 높았다.

그럼 A씨의 생각처럼 자동차 안은 안전할까.

임 교수팀이 자동차 안에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한 상태로 측정했을 때 미세먼지(PM10) 농도는 53.3㎍/㎥였다. 같은 시각 외부 농도(13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그러나 외기순환 모드로 하자 116.1㎍/㎥로 올라갔고 창문을 열었을 때는 오히려 외부보다 더 나쁜 231.5㎍/㎥까지 상승했다. PM2.5도 밀폐했을 땐 47.2㎍/㎥였지만 외기순환 모드에서 57.1㎍/㎥, 창문 개방시 125.9㎍/㎥를 기록했다. 창문을 열면 미세먼지 등 자동차 배출물질이 고농도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수시로 문을 여닫는 버스도 내부 미세먼지 농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도로변 미세먼지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의 하루 도로청소구간은 3500㎞에서 비상저감조치 기간 4600㎞로 31% 늘어났을 뿐이다. 올해 도로청소차 확충 계획도 전국적으로 137대에 불과하다. 전기버스 보급 계획은 지난해 서울 1대, 경기 20대에서 올해 서울 30대, 경기 50대, 인천 10대로 늘었지만 전체 버스운행 대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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