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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식령스키장·금강산 합동행사 “천해성, 제재(위반)논란 없도록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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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8 00:36:50 수정 : 2018-01-18 0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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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17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진행한 차관급 평창실무회담(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한 공동보도문에는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과 금강산 지역에서의 남북 합동 문화행사가 포함되어 있다.

마식령 스키장은 2013년 12월31일 강원도 원산에 개장한 스키장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 망을 뚫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리프트 장비와 스노모빌 등을 들여와 논란이 됐던 곳이다. 김정은 체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장소로 조선중앙통신은 개장일 당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당시 노동당 제1비서)이 완공된 마식령 스키장을 돌아봤다며 “세계 일류급의 겨울철 체육 기지가 마련됐다”고 선전했었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홀로 리프트를 타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었다.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과 금강산 지역에서의 남북 합동 문화행사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한 5·24대북제재 조치와 충돌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정치적 논란이 일 수 있다. 우리 국민의 금강산 지역 방문은 이산가족 상봉 등 이례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북한군의 관광객 피격(2008년) 이후 방북이 허용되지 않았다. 마식령 스키장 이용은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및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제한하는 5·24제재와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다만,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도 종교·예술·문화 부문 인사들의 평양 방문과 나진·하산 물류사업처럼 5·24조치를 완화한 사례가 있고 문재인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만큼 평창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은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북한 지역을 방문한다든지 무슨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한다든지 하는 이런 부분하고는 관련이 없다”며 “기존의 5·24조치의 틀 내에서도 잘 아시다시피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교류라든지 이런 것들은 추진해왔고 이번에 추진하는 사안들도 그런 범위와 원칙과 틀 내에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선수단 이외 다른 대표단의 방남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천 차관은 “과거 남북 간 여러 공동행사라든지 회담이라든지 행사를 할 때 상대편이 필요한 편의를 제공해왔다”면서도 “지금 우려하시는 바와 같이 어떤 제재라든지 5·24조치와는 무관하게 그런 부분에 논란이 없도록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수석연구위원과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남북 고위급회담의 함축성과 향후 대북정책 방향 제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선수단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들에 대한 편의 보장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국제제재와 상충할 수 있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더욱이 북한이 예술단이나 시범단, 응원단, 참관단 파견과 관련된 사전준비에 대한 지원을 요구할 경우 현금 지급으로 인한 제재 기본정신 훼손 시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는 하루 일정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주로 문화·예술행사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선수 공동훈련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스키협회 소속 일반 스키 선수 대상이다. 북측은 1박2일 일정으로 행사를 제안했다는 게 천 차관의 설명이다. 우리 쪽 인원은 금강산에서의 공동행사 참석에 앞서 사전 선발대를 파견할 계획이며 금강산 육로를 이용할 계획이다. 남북은 앞서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판문점 방남에 합의한 데 이어 이날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계기로 금강산 육로까지 이용하게 되면 남북 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 곳의 육로 통로가 모두 열리는 셈이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북한이 예술단, 선수단, 금강산 남북공동행사팀을 각각 분산해 내려오는 데 대해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의 연결통로 3곳(서해·판문점·동해) 모두를 열려는 생각인 것 같다”며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큰 틀에서 호응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해보자는 포석이 깔려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문제는 이 구상이 성공하려면 남북대화와 함께 북미대화가 동시에 진행되어야하고 남북협력과 비핵화 논의가 분리,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천 차관은 브리핑에서 “마식령 관련해서 일단 우리가 공동보도문에 나와있는 것처럼 23일∼25일 선발대를 보낼 때 우리는 금강산 육로로 올라갈 것”이라며 “금강산 육로로 올라가서 우리 선발대는 금강산지역의 현지시설을 점검하고 마식령 스키장으로 이동해 그곳 시설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울러 원산에 갈마비행장을 방문할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또 가능하다면 우리 쪽 공동훈련하는 우리 일행이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일단 우리 측은 방문할 의사를 표명했고 북측도 동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출·입경 통로로 이용됐던 경의선 육로 이용과 금강산지역 육로 이동 및 민간인 방북은 남북 양측 모두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관광 재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당장은 어려운 일이지만 북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을 경우에 대비한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 이날 합의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통일학부 교수는 “평창을 넘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사업 재개를 위한 전초전 성격의 합의”라며 “선수단보다는 비선수단 규모가 너무 많아 올림픽 참가를 통한 대남선전에 주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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