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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치한'…추워서 더 신난다

입력 : 2018-01-19 14:00:00 수정 : 2018-01-17 20: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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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구곡폭포 겨울이면/거대한 얼음산 변신하면/겨울 기다린 ‘선수’들 몰리고/포천 산정호수·백운계곡도/썰매타기… 얼음바이크…/꽁꽁 언 호수 위에서/추억의 겨울놀이 한창
경북 청송 얼음골의 인공 폭포와 기암절벽이 얼어붙어 거대한 빙벽장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이 열린다.
볼을 에는 매서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다. 뜨끈한 구들장이 생각나지만, 때로는 이한치한(以寒治寒)이 떠오른다. 코끝 시린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지만, 이런 때일수록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겨울 레포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미끄러지듯 얼음 위를 달리는 스케이팅이나 빙벽 등반 등을 배우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겨울 추위보다 땀이 보슬보슬 맺혀 있을 것이다. 봄, 가을만큼 수려한 풍경은 없지만, 오히려 여행해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레포츠를 즐기기엔 겨울이 낫다. 한국관광공사는 가족, 친구와 함께 겨울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겨울 레포츠 장소 등을 소개했다.

◆빙벽 체험하며 즐기는 땀나는 겨울

겨울 강원도는 눈과 얼음의 향연장이다. 그중 춘천 구곡폭포는 아슬아슬한 빙벽 등반으로 겨울 손님을 맞는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수는 겨울에 얼음 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폭이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며 얼음 세상을 만든다.

얼음이 꽁꽁 얼면 빙벽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폭포에 로프가 걸리며 스파이더맨이 된 듯 빙벽에 몸을 의지해 등정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동호인 2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천연 폭포가 선물한 빙벽은 눈부신 자태가 도드라진다. 빙벽 등반 때 발로 얼음을 찍는 키킹 같은 동작에서는 일반 산악 등반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빙벽은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하고 올라야 하며,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오르기 전,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낙빙은 빙벽 등반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입구 매표소에서 안전 책임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폭포를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함이 전이된다. 폭포 앞에는 거대한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다. 구곡폭포 앞 계단에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된다.
춘천 구곡폭포 빙벽등반

경북 청송에는 오지 골짜기가 있다. 주왕산이 남쪽으로 흘러내린 지점이며, 청송의 동쪽 끝이다. 청송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는데, 그중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곳이다.

얼음골은 오후 2시가 지나면 해가 산등성이 뒤로 넘어가 춥다. 얼음골에서는 약수를 맛봐야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얼음골 약수터다. 약수는 의외로 미지근하다. 이곳 약수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차갑지 않다. 얼음골의 신비를 간직한 약수로, 물맛이 부드럽고 깊다.

약수터 옆에 자리한 높이 62m 인공 폭포는 시나브로 얼어붙었다. 얼음은 천의 얼굴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얼었다. 인공 폭포와 기암절벽이 꽝꽝 얼어붙으면 거대한 빙벽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이 열린다. 얼음골을 즐겼으면 청송의 명소를 둘러보자. 주방계곡은 주왕산의 절경이 모인 곳이다. 대전사 보광전 뒤로 우뚝 솟은 기암은 주왕산의 상징이다. 생김새가 ‘뫼산(山)’자 모양이라 웅장하고 당당하다. 주방천을 따라 걸으면 거인의 얼굴 같은 바위가 차례로 나타난다. 먼저 급수대가 오른쪽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음은 시루봉과 학소대가 차례로 얼굴을 내민다. 급수대가 험상궂다면 시루봉은 인자한 할아버지 같다. 설렁설렁 걷다가 용추폭포(제1폭포)에 이르러 발걸음을 돌린다.

◆겨울 레포츠의 고전, 스케이트와 썰매

겨울 축제가 펼쳐지는 경기 포천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겨울을 만끽하려는 이들로 붐빈다. 대표적인 곳이 산정호수다. 산정호수에서는 겨울철 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빙상 자전거와 얼음 바이크, 썰매, 호수 기차 등 독특한 재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꽁꽁 언 호수에서 자전거와 기차 타기는 다른 곳에서 하기 힘든 경험이다. 손에 호호 입김을 불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호수 위를 두둥실 떠다니던 오리 배를 타보자. 이름도 재미난 ‘오리 타요’는 꽁꽁 언 호수 위를 달릴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됐다. 호수 주변 풍광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에 틈이 생긴다. 흰 눈으로 덮인 산과 호수가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포천 도리돌마을 백운계곡에서는 동장군축제가 열린다. 백운계곡은 겨울이 되면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낮다. 이런 자연환경 덕분에 동장군축제가 가능하다. 송어 얼음낚시와 얼음 미끄럼틀 등 다양한 겨울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나무 꼬챙이와 옛날 썰매를 그대로 사용한 전통 썰매, 시원하게 즐기는 얼음 미끄럼틀은 동장군축제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높이 9m에 달하는 아이스 빅 트리(Ice big tree)도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전통술 20여 종을 시음하고, 예약하면 술 빚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사람 키만 한 술독이 모여 색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따뜻한 남도에도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20년 전 문을 연 광주실내빙상장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남녀노소 누구나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간이다. 송정시장 등에서 맛있는 먹거리만 즐기고 광주를 떠나기는 아쉽다. 빙상장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손잡고 얼음판을 누비는 가족, 선수 못지않은 자세를 보여주는 동호회 회원들이 찾는다. 최대 500명 이상이 동시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붐비는 편이 아니라 여유 있는 스케이팅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빙판은 각종 빙상 대회를 치를 만큼 빙질이 훌륭하다. 레저용 스케이트를 1000켤레 이상 갖춰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스케이트를 빌릴 수 있다.

맑은 하늘 아래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면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이 제격이다. 2013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광주광역시청 앞 문화광장에 선보이는 스케이트장은 1월 말까지 운영된다. 스케이트장 옆에 있는 썰매장은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40분, 주말에는 오후 8시 20분까지 운영한다. 1회(1시간) 이용료는 스케이트와 헬멧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이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물품 보관소와 안내소, 의무실, 매점, 카페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초보자 등을 위해 무료 스케이트 교실도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나는 DJ 박스가 설치되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장난감과 책 등을 사고파는 빛고을벼룩시장도 열린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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