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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31주기' 경찰·유족·영화인으로 이어진 추모행렬…이름 건 거리도 생겨

입력 : 2018-01-14 02:46:08 수정 : 2018-01-14 02: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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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경찰청장이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을 찾아 박 열사가 숨진 인권센터 509호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문치사사건의 희생자 고(故)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앞두고 경찰, 유족, 영화인들이 고인을 기렸다.

박 열사 3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이철성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는 이날 처음으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을 찾아 박 열사를 추모했다.

이날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김기출 청장은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있는 고인의 묘소를 찾았다. 이는 경찰이 31년 만에 처음으로 박종철 열사를 공식 참배한 것이다.

김 청장은 이 자리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픈 과거를 반성하고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의 관악구 대학5길 9 앞 골목에서는 이 길을 '박종철 거리'로 선포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대학5길 박종철 거리 선포식에서 박종철 열사의 누나 박은숙 씨가 현판제막을 마치고 박 열사 현판을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사에 참석한 박 열사의 누나 박은숙 씨는 동생이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씨는 이 청장이 옛 대공분실을 시민에게 환원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협의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종철 거리'에 대해선 "동생이 3년간 학교와 집을 오간 골목에 와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화려해진 모습을 보니 그때 골목이 이런 모습이었다면 종철이가 새벽에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지 않았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심정을 얘기했다.

누나 박씨는 동판 제막식에 앞서 선포식 참석자들 앞에 서서 "종철이가 살던 길이나 한번 보려고 왔는데 그때와 너무 많이 변해 화려해졌다"며 "1987년에 이 길이 이런 모습이었다면 종철이가 새벽에 쥐도새도 모르게 끌려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행사를 주최한 관악구의 유종필 구청장은 "박 열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이자 자랑스러운 역사의 시작"이라며 "녹두거리는 1987년 당시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곳"이라고 박종철거리 선포의 의미를 설명하고, 박 열사의 기념관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1987년) 6월의 정신이 30년 뒤 지금까지 이어져 촛불혁명을 만들었다"며 "더 높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이날 영화인들도 박 열사의 묘소를 찾아 추모행렬을 이었다.


배우 문성근이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故 문익환 목사 24주기 묘소 참배를 함께 한 영화 '1987' 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문성근 트위터 캡처

영화 '1987'의 장준환 감독과 스태프, 배우 김윤석, 강동원, 이희준, 여진구 등 약 30여 명도 이날 박 열사의 묘소를 찾았다.

박 열사의 친형인 박종부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와 가족들에게 인사한 후 묘소에 헌화하고 추모했다.

이들은 이날 모란공원의 고 문익환 목사의 묘소도 찾아 24주기 추모행사를 함께 했다.

문 목사의 아들이자 영화 '1987'에도 출연했던 배우 문성근을 비롯한 유족과 이해찬·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 등과 민주화운동에 함께했던 지인 및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성근은 페이스북에 "영화 '1987' 제작팀이 문익환 목사 24주기 묘소 참배에 함께 해줬다"며 "장준환 감독, 김윤석, 이희중, 강동원, 여진구 배우, 이우정 제작자 고맙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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