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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고립' 노림수에… 트럼프, '대화의 문'으로 방어벽

입력 : 2018-01-07 18:38:39 수정 : 2018-01-07 20: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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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통화 용의”… 대북 대화 의지 강조 / 대화·압박·군사옵션 카드 들고 / “필요에 따라 하나씩 흔들어 보여” / 北 노골적인 ‘통남봉미’ 전략에 / 강온양면책 동원한 전술적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놓고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북한보다 더 크고, 강력하며 작동이 되는 핵 버튼이 있다고 ‘핵공격 위협’을 했던 그는 6일에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전화통화 용의를 밝히는 파격을 선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 보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대화, 제재와 압박, 군사옵션 등 세 가지 대북 카드를 손에 들고 필요에 따라 하나씩 흔들어 보인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북한이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상황 변화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며 대북 대화 의지를 강조한 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노골적인 ‘통남봉미’ 전략을 동원한 데 따른 전술적인 대응 성격을 띠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내세워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중국이 제안한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 성사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 같은 흐름을 수수방관하면 김 위원장의 노림수인 미국 고립 전략이 먹혀드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해온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남북한, 중국, 러시아 4개국이 한 편이 되고, 미국과 일본이 다른 편으로 갈리는 사태가 전개될 조짐이 나타났다. 이런 대립 구도는 대북 제재와 압박 전선의 약화로 이어지고, 미국의 대북 지렛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대북 제재와 압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놓음으로써 북한의 미국 고립 전략이 먹혀들지 못하도록 방어벽을 친 셈이다. 미국은 한국이나 중국 등 핵심 국가들이 대북 포위망을 풀지 못하도록 묶어놓고, 북한의 향후 태도에 따라 강온양면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시사했다. 그는 “그(김 위원장)는 내가 미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미적거리지 않는다. 조금도, 1%도 아니다”고 말해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된다면, 이러한 대화를 통해 뭔가 나올 수 있다면 이는 모든 인류를 위해, 그리고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이라며 “지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많은 사람과 그 일을 하고 있고,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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