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지속적인 학대 시달리다 숨진 것"…결국 유기된 아이

입력 : 2018-01-05 19:03:59 수정 : 2018-01-05 19:03:58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과수, 중간 부검 소견 내놔 / “흉강 내 장기손상으로 출혈 의심” “준희양, 폭행으로 인한 ‘쇼크사’ 가능성” / 친부·내연녀 등 오늘 검찰 송치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암매장된 고준희(5)양은 친부와 내연녀의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준희양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외부 충격에 따른 외상성 쇼크사 가능성이 높다는 중간 소견을 내놨다. 하지만 준희양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이면서도 확실한 증거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모(37)씨가 4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에서 현장검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5일 준희양 시신유기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6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들과 공모해 사체를 유기하고 허위 실종신고에 가담한 이씨의 어머니 김모(62)씨에 대해서도 사체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함께 송치하기로 했다.

고씨 등은 지난해 1월25일 친모가 양육을 맡긴 준희양이 밥을 잘 먹지 않고 밤늦도록 안 잔다는 이유로 30㎝짜리 쇠자와 손, 발로 폭행을 일삼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4월 초순에는 준희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아 고름이 나오고 기어 다닐 정도로 상태가 악화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는데도 병원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이씨는 준희양 생모가 양육을 맡기면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 처방약 1개월분을 보냈지만 한 차례도 먹이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고모씨가 4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아파트 자택에서 준희(5)양을 안고 나와 차량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국과수는 이날 중간 부검 소견을 통해 “시신 갈비뼈 3개가 부러져 있고 흉강 내 장기손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있다”며 외상으로 인한 2차 쇼크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찰은 이런 폭력과 학대에 시달린 준희양이 지난해 4월26일 아침 또다시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자 고씨가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량에 태웠으나 숨지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혔다. 고씨 등이 곧바로 119 등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시신을 유기한 것은 폭행과 방임 등 학대사실이 탄로 나 처벌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전주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직접적인 사인을 밝히지 못했으나 수사 결과를 종합해 준희양은 고씨와 이씨의 지속한 폭행과 방임 등 학대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