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비중 늘리고 민간임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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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건축 단지 견본주택, 사진=이상현 기자 |
건설사들이 내년 분양을 앞두고 생존전략을 찾는데 고심중이다. 분양 물량이 올해보다 늘어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이에 따라 분양성적이 좋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의 단지 공급을 늘리고 새롭게 시행되는 민간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31일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내년에 전국 409개 사업장에서 총 41만 7786가구가 분양된다.
올해 29만 8331가구가 분양된 것을 감안하면 약 12만 가구 늘어났다. 이는 올해 부동산 시장에 변수가 많아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자주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는 5월 조기대선을 비롯해 약 1주일 가량의 추석연휴, 8월과 10월의 부동산 대책 발표 등으로 하반기에 분양이 집중됐던 해였다.
건설사별로는 GS건설이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GS건설은 내년 총 2만 9285가구를 공급해 시공능력 상위 10위권 건설사 중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GS건설에 이어 △대우건설 2만 4785가구 △대림산업 2만 3918가구 △포스코건설 2만 2842가구 △롯데건설 2만 794가구 △현대산업개발 1만 5000가구 △연대건설 1만 4284가구 △SK건설 1만 1165가구 △현대엔지니어링 1만 895가구 △삼성물산 6402가구 순이다.
건설사들은 분양성적이 좋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을 늘릴 방침이다.
내년 전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비율은 전체 분양물량의 약 41% 수준으로 총 17만 3259가구가 정비사업으로 공급된다. 특히 서울은 대부분의 단지가 재개발·재건축이다.
정비사업 분양단지는 입지가 좋고 인프라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특징이 있어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재건축 수주를 앞두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이사비 제공', 한신4지구 '금품 살포'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끼리의 직접적인 마찰도 잦을 정도로 경쟁도 치열했다. 삼성물산은 과도한 경쟁과 비용문제 등으로 정비사업 수주를 당분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을 정도다.
뉴스테이가 폐지되고 새롭게 신설되는 '민간임대 아파트' 공급도 늘어난다.
올해 2만 2626가구가 공급됐던 민간임대아파트는 내년 4만 292가구가 공급된다. 2만여 가구가 공급됐던 2015년과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늘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로 뉴스테이 사업이 폐지돼 한동안 민간임대 공급이 주춤했지만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제시한 만큼 '주거복지 로드맵'에 적합한 임대주택으로 개편돼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며 "민간에게 과도한 혜택을 준다는 논란에 뉴스테이가 폐지된 만큼 얼마나 민간임대사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시장 여건이 더 열악해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들도 국내와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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