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기의 요시후지는 늘 고독감에 휩싸여 있었다. 주변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열등감, 초조함, 무력감에 시달렸다. 그는 주변사람을 피하면서 고독의 악순환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신청한 곤충로봇대회에 참석했다가 우승을 차지한다. 뜻밖에도 자신의 재능을 확인한 요시후지는 이를 계기로 공고에 진학한다. 하지만 요시후지는 학교에서 또다시 고독이라는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몸이 불편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사람, 따돌림 또는 병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 가족의 간병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는 고독을 해소하는 일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리히메다. 요시후지는 오리히메를 통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고독을 치유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분신으로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고독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시후지는 “내가 만들고 싶은 로봇이 아니라 그 사람이 거기에 있다는 가치”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필요해지고 싶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고, 필요한 사람이 있는 한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오리히메 개발을 통해 많은 사람과 만나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고독을 해소하는 답이다. ‘분신로봇’은 그동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또하나의 몸’이다. 비록 몸을 움직일 수 없어도 사람과 만나 세계를 넓히고, 죽는 순간까지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는, 그런 미래로 이어나가길 바라 마지않는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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