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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美 연구했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처음”

입력 : 2017-12-19 18:53:33 수정 : 2017-12-24 15: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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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고 ‘미국통’ 아르바토프 IMEMO 국제안보센터장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은 전임 부시나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훨씬 높다.”

북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옵션 선택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알렉세이 아르바토프 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센터장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관계와 외교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그런 발언,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가장 저명한 미국전문가로 꼽히며, IMEMO는 러시아 외교분야 최상급 연구기관이다.
알렉세이 아르바토프 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 국제안보센터장이 1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한반도 정세와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 미·러 관계 전망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초청으로 지난 17일 방한한 아르바토프 센터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미국 행정부 전체에 지금 큰 혼란이 있다”며 “외교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명확한 메커니즘이 없고, 국제관계에 대한 정확한 노선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미국을 수십년간 연구했지만 지금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문제를 다루는 데 미 행정부 내에서 엇박자를 보인 것과 관련, 아르바토프 센터장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어떻게든 정책을 만들어 추진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방해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틸러슨 장관의 말처럼 조건없는 대화 방향으로 간다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백악관은 부정했다”며 “평화적 해결을 하려면 트럼프의 대외정책에 분명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주변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두고서는 “한반도는 폴란드보다 작은 영토지만 비무장지대(DMZ) 주변에 밀집한 육군과 해군 규모가 대서양에서 우랄지역까지 러시아와 나토군 대립 규모와 비슷하다”면서 “이 작은 지역에 얼마나 군사력이 집중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결정을 하지 않도록 미국 내 전문가들이 설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와 관련, “경제적 제재는 제재 대상이 된 국민이 국가 지도부에 대한 압박을 할 수 있는 국가에서만 효과적”이라며 북한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을 법적인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지만 북한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정치적 체제가 바뀌어야만 완전한 핵철폐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한 단계적 접근만이 (한반도에서) 긴장완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얘기를 꺼냈다. “러시아 선수들도 비록 국기를 달고 참여할 수 없게 됐지만 올림픽 깃발 하에 모두 참여할 것이고, 이는 한반도 정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러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미국 언론과 의회, 미국 정계 엘리트의 반러 분위기가 너무 많이 확산돼 있다”며 “트럼프 당선의 충격이 이런 정서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러시아를 미국 이익에 반하는 국가로 규정한 데 대해 그는 “미국 내 반러시아 캠페인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셈이자, 신냉전체제로의 회귀를 선언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규정지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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