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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중 1명 정신질환 경험-상] 우울증 환자 폭증…암울한 현실 때문?

입력 : 2017-12-16 09:00:00 수정 : 2017-12-13 09: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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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 정신질환 유병률은 최근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의 유병률은 되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강박장애 등 정신질환이나 중독 등의 경우 여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보건복지부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64세 이하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6.6%로, 지난 2011년 27.4%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기존에 실시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2001년 29.9% △2006년 26.7% △2011년 27.4% △지난해 26.6%인 점을 감안하면 평생유병률 자체는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성별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남성의 경우 38.4%, 37.6%, 32.0%, 29.8% 순으로 하향세가 뚜렷한 편이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22.4%, 19.6%, 22.8%, 23.1%로 오히려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女 우울증 평생유병률 6.9%, 男의 2배 수준

질환별로 살펴보면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주요 우울장애(우울증) 평생유병률은 여성이 6.9%로, 남성(3.0%)의 2배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실시된 산후우울증의 경우 성인 여성 10명 중 1명(9.8%)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부 우울증은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사회활동이 단절되면서 겪는 무기력증에서 비롯된다. 주부 혼자 줄곧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대화 상대를 찾지 못하는 점도 우울증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주부 우울증은 갱년기에 겪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15% 가량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강박장애나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도 여성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안장애 평생유병률은 여성이 11.7%로 남성(6.7%)을 상회했다.

연구팀은 “불안장애 유병률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1인 가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안전과 관련한 불안이 증가하고, 가족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해지는 점이 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몇 대형재난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안전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점과 '묻지마' 식의 범죄가 늘어난 점 등도 불안 증가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코올 사용장애는 평생유병률에서 남성이 여성을 3배 가량 크게 압도하는 수준이지만, 최근에는 여성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2011년 14.0%에서 지난해 13.4%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여성은 6.7%에서 7.6%로 오히려 늘어났다.

◆우울증 경험한 성인여성 산후우울증도 겪어

우울증을 경험한 성인 여성 10명 중 1명은 산후우울증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상담받는 기혼여성은 고작 2.6%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산후우울증은 4~5일이면 자연스럽게 해소되지만, 정신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는 여성 가운데 9.8%는 산후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8.7%)보다는 다소 높지만 일본(13.6%), 뉴질랜드(14.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산후우울증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산후우울증으로 진단받거나 상담받는 여성은 많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31일까지 출산 경험이 있는 15~49세 기혼여성 1776명 중 산후우울증 진단•상담 경험이 있는 사람은 46명(2.6%)에 불과했다.

복지부에서 발간한 '산후조리원 감염관리지침'에 따르면 산후 우울감은 출산 여성의 50~80% 이상이 경험하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이유 없이 기분이 침체되고, 불면증과 함께 불안하고 자꾸만 울고 싶어지는 경향이 있다. 피로와 식욕저하, 불안, 집중력 부족 등을 동반하며 남편에 대한 적대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대개 산후 4~5일이면 자연히 해소된다. 이 때문에 심리적 원인이라기 보다는 출산 후 호르몬 변화에 따른 생리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면 정신질환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대개 발생시기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산후 2~6주 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간혹 망상, 산모가 아기 또는 자기자신을 해치려는 생각을 하는 등 산후 정신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임산부의 모성 능력이 떨어져 엄마로서의 역할 수행, 출산에 대한 죄의식이 증가해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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