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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일본 여성들…新한류를 이끈다

입력 : 2017-12-14 12:30:00 수정 : 2017-12-14 22: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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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되고 싶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 등 한국을 동경하는 젊은 여성이 ‘3차 新한류열풍’을 주도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크게 흥행한 후 중년여성들을 중심으로 붐이 일었던 반면, 최근에는 10대~20대 젊은 여성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한국 여성들이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인 ‘루즈삭스’ 등의 일본 패션을 따라 한 것에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일본 여성들.  냉랭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좋은 건 주고받으며 나아가 우정을 키우는 모습이다. (사진= NTV 방송화면 캡처)
■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SNS)에 “한국인이 되고 싶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 등의 태그에 각각 7200건, 37만건의 게시물을 게재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한국 연예인과 한국 여성들의 패션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며, 한국인 남성과 교제를 밝히는 글도 몇몇 눈에 띄었다. 또 한국을 여행하며 찍을 사진을 전하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모습 등이 있었다.

사진만 보면 누가 한국 사람이고 일본사람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이 중에는 한국 청년들이 게시한 글도 다수 있었다.

현지 언론은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후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지만, 젊은 세대에게서는 이러한 대립과는 무관하게 한국의 젊은 층과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남성과 연애를 공개한 20대 여성. 그들은 국경을 초월해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보고 싶을 땐 언제든 말하라는 남성의 말에 행복하다'고 적었다. (사진= SNS 캡처)
한국어 공부를 하는 일본인. 사람들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적었다. (사진= SNS 캡처)
■ 일본 여성은 왜 한국인을 닮고 싶은가?
이러한 유행에는 오는 연말 ‘NHK 홍백가헙전’에 출연하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를 시작으로 현지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와 최근 일본 활동으로 인기몰이 중인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연예인의 활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와이스는 일본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에 오르며, 발표한 싱글 앨범이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음악·미디어 매체 오리콘은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이유는 “10대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AKB48 토모나가 미오 등 연예인을 시작으로 일본 젊은 여성들이 트와이스의 'TT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 찍는 등 일본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NTV 아나운서 다카시마 치사코. (사진= NTV 방송화면 캡처)
이와 함께 우리나라 ‘여성들의 빼어난 미모가 3차 한류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의견이다.
그들은 한국 여성들의 패션을 ‘얼짱 패션’이라고 부르며, 화장법을 시작으로 코디 액세서리 등을 따라 하고 있다. 중심에는 한국패션을 소개하는 사이트 등이 있으며 여기서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팔기도 했다.

일본 여성의 한국여성 따라잡기는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하라주쿠나 시부야 등에서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유행은 트렌드 마케팅 기업 ‘FRILlab'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기업이 지난 6월 여성 1700명을 대상으로 ’패션을 참고로 하는 나라‘를 설문한 결과 10대 47.9%, 20대 27.5%가 한국을 지목했다.

결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 5.5% 상승한 수치이며, 이들은 한국인을 닮고 싶은 결정적 이유로 ’SNS에 오른 한국 여성들의 예쁜 외모‘라고 답했다.
인기 한국 패션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일본 여성들은 이곳을 찾아 최신정보를 얻곤 한다. (사진= 웹사이트 캡처)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하라주쿠나 시부야 등에서 한국 '얼짱 패션'을 한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여성 30명 중 20명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NTV 방송화면 캡처)
냉랭한 한일 관계 속에서도 젊은 세대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나아가 우정을 키우는 모습이다.
독도에 대한 야욕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양국의 우호발전을 위해 민간의 교류는 지금처럼 계속되어야 할 거로 보인다.

한편 과거와는 달리 한국인과 결혼해서 국적을 취득한다는 생각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매체는 "SNS에 전해진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말은 '한국의 패션과 문화를 동경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한국 얼짱처럼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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