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번 발사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핵무력 완성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 발표에 재진입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걸 봐서는 오히려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도 “북한이 화성-15를 한 번 쏴보고 성공이라고 밝히는 등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위해 서둔 느낌”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것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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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5` 발사와 관련한 정부 성명을 시청하는 평양시민들의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
북한이 정부 성명에서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유예하는 모라토리엄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제7차 핵실험이나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에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앞으로 2∼3일 내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다면 이는 북한이 출구전략으로 가는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국과 다시 치킨게임을 하는 완전히 잘못된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열려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북한의 ‘자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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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오전 6시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 마련과 남북관계 개선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이 정도 수준에서 페이스 세이빙(face saving·체면치레)하고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면서 극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지만 이건 북한이 한국을 대화 상대로 인정할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우리를 대화 상대로 볼지가 의문이고 올림픽 참여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내년 한·미 군사훈련을 아예 중단하라는 요구를 하고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이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는 했으나 완전한 의미의 최종적 선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다. 기술적·정치적인 추가 도발 수요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의 도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안전한 평화올림픽이 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며 “범정부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만반의 준비와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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