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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생물의신비] 고슴도치와 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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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3 21:13:07 수정 : 2017-11-23 21: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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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면서 애완용으로 고슴도치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고슴도치는 세계적으로 5속 17종이 있다 하며 러시아 아무르 지역이 원산지로 주로 한반도·중국·러시아·만주에 서식한다. 고슴도치는 고슴도칫과의 소형동물로서 주둥이는 돼지처럼 뾰족하고, 네 발은 아주 짧으며, 몸통은 통통하고, 몸길이는 20~30cm로 전체적으론 몸이 둥그스름한 편이다.

고슴도치는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보드라운 털이 난 배를 제외하고 온몸에 가시바늘을 지니고 있는데, 등에는 암갈색 바늘과 흰색 바늘이 섞여 나 있다. 고슴도치의 털이 변한 예리한 가시 바늘은 5000∼7000개에 달하는데 가시 길이는 평균 2.5㎝이고, 가시바늘에 특별한 독은 없으며, 털은 손과 발톱 같은 케라틴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다.

고슴도치는 암수가 단독 생활을 하다 번식시기에만 잠깐 짝을 이루며, 새끼는 6, 7월에 2~4마리를 낳아 젖을 먹여 키우고, 수명은 4∼7년이다. 고슴도치는 주로 밤에 돌아치는 야행성이라 낮에는 나무뿌리밑과 바위틈에 숨어 지내지만 장마철에는 낮에도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고 겨울 동안에는 썩은 나무틈 같은 곳에서 겨울잠을 잔다.

고슴도치는 잡식성이라 곤충, 개구리, 뱀, 지렁이와 버섯, 풀뿌리, 산딸기, 수박 따위를 닥치는 대로 먹고, 천적은 올빼미, 여우, 늑대 등이다. 나라에 따라서는 고슴도치 고기를 먹기도 한다.

미물도 다 제 살 방도가 있다고 했던가. 고슴도치는 위험에 빠졌을 때 얼른 네 다리를 아랫배에 모아 웅크리고, 몸을 공처럼 또르르 말고는 최고의 공격방어무기인 가시를 잔뜩 세워 자신을 방어한다.

흔히,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한다. ‘함함하다’는 ‘털이 보드랍고 윤기가 있다’ 할 때 쓰는데, 이 속담은 ‘털이 바늘같이 꼿꼿한 고슴도치도 제 새끼의 털이 부드럽다고 옹호한다’는 뜻이다. 지고지순한 모성애는 고슴도치도 인간과 다르지 않은가 보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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