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부장판사는 “보험계약 체결을 위한 청약서와 보험증권은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고 있다”며 보험사 측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보험사의 보장개시일을 의미하는 보험기간도 (A씨 자녀의) 출생일 전인 보험계약 ‘체결일부터’로 기재돼 있을 뿐 ‘출생일부터’라고 돼 있지 않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2월 임신 중 자신과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약관에는 해당 보험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경우’에 대해 보장하도록 돼 있었다.
계약을 맺은 지 5개월 뒤 출산을 위해 병원을 찾은 A씨는 아기가 ‘태변흡입증후군’ 증세를 보인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응급 제왕절개술을 받고 분만했다. 태변흡입증후군은 태아가 대장 속 내용물을 폐로 흡입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병원 측은 아기의 상태가 심상치 않자 기관 삽관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급히 옮겼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병원 도착 전 아기에 대한 산소공급을 중단했다. A씨의 딸은 결국 ‘저산소성 뇌 손상’ 소견을 받아 보행장애·언어장애·동작 수행 장애 등 후유증에 시달리게 됐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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