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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지진 관련법 손놓고… 포항 몰려간 여야

입력 : 2017-11-16 18:26:35 수정 : 2017-11-16 22: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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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주지진 후에도 입법 뒷전 / 46건 발의불구 국회통과 6건뿐 / 그동안 의원들 무관심에 방치 / “현실에 맞게 법개정 시급” 지적 / 일제히 지진현장 간 여야 지도부 / “특별재난지역 지정” 목청 높여
여야가 지난해 9월 경주지진을 계기로 46건의 지진 안전 관련 법안을 앞다퉈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한 것은 단 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안전을 위해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진 관측과 경보를 강화하기 위한 지진 안전 관련 법안이 국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와 지원을 약속하는 정치권이 정작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뒷전인 것이다. 16일에도 포항지진 피해 대피소가 마련된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여야 지도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진 안전 관련 법안은 지진·화산재해대책법 개정안 12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7건, 건축법 개정안과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각 4건, 지진·지진해일·화산의 관측 및 경보에 관한 법률 개정안 3건 등 총 46건이다. 46건 모두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 발의됐다. 이들 법안도 역대 국회에서 이미 발의됐다 폐기를 반복한 ‘재탕’ 법안이거나, 내진설계 강화·단층 조사 연구 강화 등 원론적 수준의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46건 중 8건은 다른 법안에 반영되며 폐기됐고, 32건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먼지가 쌓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짝 관심’을 보이며 호들갑을 떨다가 시간이 지나면 고개를 돌리는 정치권의 태도가 반복되는 셈이다.

대피소 인산인해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16일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이 이재민들로 붐비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지진 이재민이 1536명이며 흥해실내체육관을 비롯한 27개소에 대피해 있다고 밝혔다.
포항=하상윤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 지진 안전 관련 법안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통화에서 “지진재해대책법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후속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진재해대책법 자체가 엉성하고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신동훈 전남대 교수(지질학과)는 “단독·연립주택 등 오래된 건물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내진설계 강화 등의 법안은 신축건물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아 “지진 피해를 본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지원금과 교부세 등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같은 곳에서 “지금은 예산국회인 만큼 특별재난지역으로 바로 선포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당 차원에서는 포항 특별지원대책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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