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사무총장도 구속영장 청구

검찰은 협회가 롯데홈쇼핑 말고도 다른 홈쇼핑 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 전 수석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15일 자금유용과 자금세탁, 허위급여 지급 등 혐의로 협회 조모 사무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전 수석이 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사무총장을 맡으며 협회 살림을 꾸린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조 사무총장은 전 수석의 전 비서관 윤모씨 등이 협회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협찬금 가운데 1억1000만원을 허위계약 형태로 자금세탁을 해 빼돌리고 윤씨가 협회 법인카드를 자유롭게 쓰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협회에 아무런 직함을 갖지 않은 윤씨가 협회 명의 법인카드를 받아 유흥비 등으로 1억원 가까운 금액을 쓴 사실을 파악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전 수석과 가까운 제3의 인물들에게 ‘공짜 급여’를 챙겨준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내 최측근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조만간 검찰이 전 수석을 소환해 직접 조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조 사무총장과 함께 박모 사업국장, 협회 실무를 담당한 서모 팀장도 불러 협찬금 3억원의 성격과 이 돈 중 일부가 윤씨에게 흘러들어가게 된 경위 등을 캐물었다.
윤씨는 방송 재승인 과정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었던 협회에 3억원의 대회 협찬비를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일개 비서관 신분이던 윤씨만을 바라보고 주력사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했을 가능성이 작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전 수석의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했다.
검찰은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이 2015년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던 전 수석을 직접 만났고 롯데홈쇼핑 측이 건넨 기프트카드를 전 수석 가족이 쓴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롯데홈쇼핑 말고도 다른 대기업 계열의 홈쇼핑 업체도 이 협회에 1억여원을 후원한 것을 확인하고 기부금의 성격을 파악 중이다.

홈쇼핑회사가 회사 사업과 연관이 적은 협회에 수억원을 건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전 수석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현직 청와대 수석이 검찰에 불려나갈 상황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 수석이 오늘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니 본인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임 실장과 결론 없이 끝난 협의 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돌린 입장문에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한편으론 사실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밝혔다.
김건호·박성준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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