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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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지난 7월. 한 꽃가게에 12살 소년이 찾아와 황당한 주문을 했다.

소년은 꾸깃꾸깃 접은 지폐 몇 장을 들고 찾아와서는 ‘60년간 꽃 배달‘을 주문했다.

날씨가 좋았던 탓에 손님이 없었던 가게 주인은 꼬마 손님을 돌려보내지 않고 소년의 말을 웃으며 들었다.

소년은 “매년 9월 22일 집에 배달해 달라”며 주소가 적힌 종이를 주인에게 건넸다.

수십 년 꽃가게를 운영하면서 처음 겪는 일에 여성은 부모의 이름을 물으며, 약속한 날짜에 배달을 약속했다.

소년은 꽃가게를 나서며 “올해도, 내년도 그렇게 60년간 보내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했다.

주인은 "엄마 생일을 챙기는 아이가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지난 9월 22일 소년과의 약속으로 꽃 배달을 나선 그는 행복해하며 미소 짓는 모습 대신 초췌한 모습의 아이 엄마와 마주했다.

그는 다른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드님이 사랑하는 엄마에게 꽃을 주문했다”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소년의 부모는 '그럴 리 없다'며 그를 돌려보내려 했고, 소년의 모습을 설명하며 이름을 말했다.

그제야 아들이 꽃을 주문한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자리에 주저 앉아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60년간 엄마 생일 맞춰 선물을 준비한 토비군.
소년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엄마 생일날 매년 카네이션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년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꽃집을 찾아 60년간 꽃 배달을 주문한 후 세상을 떠났다.

한편 소년은 다음날 꽃 가게를 찾아 여성의 초상화를 그려 선물했다.
돈이 부족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꽃 가게 주인은 “60년이나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늘나라로 떠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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