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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정당국 “이인규, 8월 출국 확인… 사실상 해외도피 판단”

입력 : 2017-11-02 06:00:00 수정 : 2017-11-02 10: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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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논두렁 시계’ 재조사 주목 / 박연차 게이트 수사 前중수부장 / ‘일신상 사유’ 7월 법무법인 퇴직 / 평창동 자택 현재 거주자 없지만 / 누군가 주기적 방문관리 정황도
이인규(사진)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다니던 법무법인에서 퇴직하고 지난 8월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할 무렵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사 가이드라인’을 받았다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발표가 나온 시점과 맞물려 ‘사실상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일 “이 전 부장이 지난 8월 (해외로) 출국한 기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부장이 해외로 나간 이후 다시 입국한 기록은 없어 사실상 해외도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검 중수부장까지 지낸 사람 행동으로는 아쉽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지난달 29일 이 전 부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찾아가 보니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편함에는 이 전 부장과 가족 앞으로 온 우편물이 쌓여 있고 마당에는 까마귀 사체가 방치돼 있었다. 이날 발행된 주간지 1부가 대문 아래 놓여 있어 누군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이 전 부장이 집을 처분하려 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전 부장의 평창동 자택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소유권에 변화가 없었고,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현재 평창동에서 매물로 나온 단독주택은 한 채도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와 함께 최근까지 이 전 부장이 사용한 휴대전화로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출국 여부를 묻는 기자의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도 회신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장이 최근까지 형사팀장으로 근무해 온 법무법인 바른 관계자는 “지난 7월 이 전 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일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부장의 출국 여부 확인 요청에 대해선 “이 전 부장의 출국 여부는 알지 못하고 퇴직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측에서 낼 공식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도 “특정 국민 개개인의 출국 여부는 법무부에서 알지 못하고, 설령 안다 하더라도 개인정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전 부장은 1990년대에 법무부 법무협력관으로 3년간 주미 한국대사관에 근무해 영어 실력이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더라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를 조장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의 한 간부가 이 전 부장에게 “고가 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시고 수사는 불구속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후 2009년 4월 KBS가 논두렁 시계를 다룬 기사를 단독보도 형식으로 내보냈다. 보도 취지는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수사하던 중 2006년 8월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맞아 명품시계 2점을 선물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이후 SBS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해당 시계가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한 권양숙 여사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해당 보도 열흘 뒤 투신해 서거했다.

이 전 부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하는 국정원 조사관에게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들이 많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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