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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왜 나폴레옹 ‘노새’를 ‘백마’로 그렸을까

입력 : 2017-10-20 23:01:30 수정 : 2017-10-20 16: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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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림 지음/마티/1만6000원
예술의 사생활/노승림 지음/마티/1만6000원


나폴레옹 하면 떠오르는 그림 하나가 있다. 붉은 망토를 두르고 백마에 올라타 전쟁터를 누비는 모습을 담은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이다. 프랑스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가 그린 이 초상화 덕분에 나폴레옹은 용맹한 장군의 이미지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알프스 산을 넘을 당시 나폴레옹이 타고 있던 것은 사나운 백마가 아닌 얌전한 노새였으며, 선두에서 군대를 이끌기는커녕 안전이 확인되면 뒤를 쫓았다고 전해진다. 평생 권력자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호시탐탐 출세의 기회를 엿보던 다비드의 기민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신간 ‘예술의 사생활’은 예술이라는 후광에 감춰진 작품과 작가의 진솔한 모습을 담았다. 잡지사 음악기자이자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을 역임한 저자 노승림은 31명의 예술가의 삶을 조명하며, 작품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파편이 통속성임을 보여준다.

천사를 그려달라는 의뢰인에게 “천사를 데려오면 그려주겠다”고 말할 만큼 사실주의를 추구했던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는 여러 자화상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자화상은 그가 사실주의 작가라는 사실을 의심케 한다. 그의 초상사진을 보면 크고 커다란 몸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자화상에는 날렵하고 고상한 인상이 강조돼 있다. 저자는 “쿠르베는 자신만큼은 보이는 대로 그리지 못했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가십으로 보일 수 있는 에세이들로 예술가와 작품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싶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위대한 예술과 작품이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에 의해 완성된 것임을 깨달을 때, 어렵게만 느껴지는 그 가치들이 한결 더 친근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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