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철(87·부산)씨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에 입도한 것은 70여년 전인 1939년이다. 구씨는 군함도에 먼저 간 아버지가 불러 할머니·어머니와 함께 입도했다. 구씨의 아버지는 당시 징용으로 끌려간 광부가 아닌 ‘모집 광부’로 조선에서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가족들과 군함도에서 살기로 했다. 양복과 넥타이를 맸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던 소년은 일본의 전통 남성 속옷인 훈도시만 입고 온몸에 석탄 가루를 뒤집어쓴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재회한 구씨 가족은 군함도에서 6년 정도 살다가 1945년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
구연철(87·부산)씨가 14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군함도 전경 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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