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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조금만 움직여도 숨차고 콜록… 혹시 COPD?

입력 : 2017-10-16 10:00:00 수정 : 2017-10-1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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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무서운 폐질환… 예방이 중요
‘폐암보다 무서운 폐질환’으로 알려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지난해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7위로 꼽힌 만성 하기도 질환에 포함된다. COPD는 담배연기, 유독물질, 공해 등을 흡입하면서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어려워지는 병이다.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 기도 증상을 나타내다가 폐기능이 악화돼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심각성에 비해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자신이 COPD를 앓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COPD 환자 320만명 중 실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4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5%에 불과했다. 폐는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려운 장기이다. 따라서 생활습관 개선으로 질환을 예방하고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숨 못 쉬는 고통…40세 이상 장기흡연자 가장 위험

COPD는 노화와 함께 찾아온다. 지난해 국내 COPD 환자의 96%가 40세 이상이었다. 학계에서는 국내 40세 이상의 약 14%가 COPD를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요 원인은 흡연이다. COPD 환자의 80% 이상이 흡연자로 나타난다. 하지만 평생 담배를 피워본 적 없는 사람도 COPD를 앓을 수 있다. 대부분 장기간 간접흡연을 했거나 직업 상의 이유 등으로 오염된 공기에 오래 노출된 경우다.

COPD는 폐기능의 5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기침이나 가래, 경미한 호흡곤란을 겪다가 중증이 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촛불을 끄기 힘들 정도로 호흡량이 부족해진다. 심하면 합병증이 동반돼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증상만으로는 기관지 천식이나 폐암, 심부전증, 염증성 폐질환, 기타 호흡기질환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천식은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반응 때문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인 반면 COPD는 기관지와 폐 자체의 손상에 의해 회복될 수 없는 기도 폐색으로 폐기능이 서서히 저하된다.

COPD 환자들이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감염질환에 걸리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엔 독감과 폐렴구균 같은 예방접종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는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예방조치를 통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보통 기침, 가래, 재채기 등 감기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COPD를 정확히 진단하려면 폐활량을 측정하는 폐기능검사가 필요하다. 몇십만원에 달하는 CT검사에 비하면 폐기능검사는 1만∼2만원선으로 저렴하지만 국가건강검진항목에서 빠져 있어 제대로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국가건강검진항목에 폐기능검사를 포함시킬 것을 정부기관에 요구하고 함께 논의 중이다.
◆담배 끊고 실내외 미세먼지 주의해야

운동으로 폐기능을 강화하면 폐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안타깝게도 폐기능을 좋게 하는 운동은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폐, 심장 등이 견디는 힘이 강해지지만 폐기능이 향상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며 “COPD 환자의 경우 횡경막 등 근육을 탄력 있게 만드는 운동을 권하는데 질환이 없는 일반인에는 권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폐에 해가 되는 것들을 피하고 사는 것’, 즉 가급적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높은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기는 쉽지 않게 됐다.

정 교수는 “각자 처한 환경은 어쩔 수 없지만 잠자는 환경만이라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침실에 먼지가 없도록 관리하고 요리한 뒤 부엌의 탁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집안을 환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외출과 야외운동을 삼가야 한다.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큰길가에 오래 서 있지 말아야 하며, 특히 디젤차의 매연이 폐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집안에 공기청정기를 두고 외출 시 방진마스크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스크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인 KF인증을 받은 제품을 써야 미세먼지 방어에 효과적이다. 보통 KF80 정도면 무난하다.

정 교수는 “미세먼지와 담배연기, 매연 등은 폐기능을 저하시키거나 폐질환을 악화시킨다”며 “살면서 실내외의 나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폐질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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