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추석이 싫어요"… 독거노인에게는 외로움 사무치는 한 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10-05 18:00:00 수정 : 2017-10-05 14:16: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뭐 언제는 찾는 사람 있었나요. 추석도 똑같지 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쪽방촌에 사는 A(79)씨는 이번 추석 연휴가 유난히 외롭다. ‘황금연휴’라고 불릴 만큼 이례적으로 긴 연휴이지만 자식은 물론 누구 한 사람 그를 찾아 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끔 들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유일한 말벗이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뉴스를 통해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지만 A씨와는 상관없는 풍경에 불과하다. 명절을 맞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떠나 ‘텅 빈’ 서울 한복판에서 A씨의 마음에는 찬바람이 분다.

열흘 정도의 추석 연휴를 맞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을 만나거나 여행이나 취미 생활 등으로 적극적으로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가족없이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 가구는 이번 명절 연휴가 반갑지 않다. 특히 다른 가구형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빈곤한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상당하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1인가구는 전년도 보다 7만1000가구 늘어난 129만4000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노인 가구의 33.5%로 국내 고령자 가구 의 셋 중 하나 꼴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대다수가 건강과는 거리가 먼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노후준비를 하지 않아 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독거 노인은 아침 식사하기, 적정 수면 지키기, 규칙적 운동하기 등 건강관리 실천율이 전체 고령자에 비해 낮았다. 이들 중 절반 이상(55%)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 중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도 32.5%에 불과해 전체 고령자 대비 14.4%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 대비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67.5%에 달했다.

특히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독거노인 가운데 상당수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고독사 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홀로 살던 박모(72)씨가 숨진 지 2주만에 발견된 바 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