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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왜곡보도 韓日 외교현안 부상… 정부 “되풀이 말라” 항의

입력 : 2017-09-24 18:32:12 수정 : 2017-09-24 18: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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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통화·회담때 연일 악의적 오보/청와대 “3國 협력 균열 야기 ” 반발/한반도 위기, 자국내 정치 악용 지적/아베 지지율 20%서 40%대 복귀 양상/韓美 외교안보협의 주요 현안 부상/美 "매우 실망 입장… 日에 전달할 것" 한반도의 일촉즉발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체제가 일본 측 언론플레이로 흔들리고 있다.

한·미·일 정상 통화·회담 때마다 번번이 일본 측에서 악의적 왜곡·오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그 폐해가 엄중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일본 정부관계자발 악의적 보도가 속출하는 배경에는 한반도 위기상황을 일본 측이 국내정치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혐의도 짙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공조 관련 일본 측 왜곡보도 행태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만날 시간을 내주지 않아 미 정가 거물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방한을 취소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필두로 한·미·일 정상회담, 또는 한·일, 미·일 정상통화 등이 이뤄질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국은 대북 대화를 구걸하는 거지 같다’고 말했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쏟아냈다.

지난 22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일본 언론은 회담에 배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발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 ‘지금이 그럴 때인가’라고 난색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가 났다” 등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급기야 청와대는 지난 22일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의도적 왜곡이 있는 것 같다”며 “사실과도 동떨어진 내용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계속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본 정부에 공식 항의까지 했다.

한·미 간 외교안보 협의에서도 일본 측 왜곡보도는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지난 23일 청와대·백악관 고위관계자 간 통화에서 우리 측은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일 정상회담 발언 내용을 몇 차례에 걸쳐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럽다. 향후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측 역시 “그것이야말로 한·미·일 3국의 공조에 균열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 이 같은 미국 입장을 일본 정부에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악의적 왜곡 보도의 배후로 사실상 일본 정부가 지목된 셈이다. 이는 아베 내각이 북 핵·미사일 위기를 정권 안보용으로 악용한다는 혐의가 짙어서다. 아베 신조 총리가 연루된 사학 비리 스캔들이 터지면서 4월 50%대였던 아베 내각 지지도는 지난 7월 20%대로 붕괴했다. 그러나 7월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2회 발사, 핵실험 강행, 탄도미사일 일본 상공 통과 등 안보 쟁점이 쏟아지면서 급반등에 성공해 9월 들어서는 다시 40%대로 복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 및 자위대 강화를 위한 개헌 등에 위기를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제기된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미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두덴 교수가 지난 21일 뉴욕타임스 보도에서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에 더 중요한 이슈는 북 미사일 발사를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일본 내 우려 및 군비 강화 여론을 조장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을 정도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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