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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만들 내일] (7)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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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1 16:39:00 수정 : 2017-09-21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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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전세계의 이목이 바둑판에 쏠렸다. 인공지능(AI)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인 인간 이세돌 9단을 완벽하게 이기는 모습에 인류는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였다. 인지, 학습, 추론, 직관 등 고차원적인 사고력과 정보처리 능력이 이제는 더 이상 인간 고유의 영역이 아님을 알파고는 보여줬다. AI의 기술적 가치 증명은 물론이고 경제와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인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 혁명’이었고, 2차는 전기의 ‘힘’을 이용해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컴퓨터가 이끈 3차 산업혁명으로 생산과 소비, 유통 등의 산업 분야에 시스템 자동화를 이끌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가지게 되면서 시작된다. 게다가 빅데이터 기반의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4차 산업혁명은 국내에서 ‘인더스트리(Industry) 4.0’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진보된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을 융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논의와 연결돼 있다. 4차 산업혁명은 AI를 기반으로 복잡하고 정교한 일을 인간의 힘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해내는 시대의 문을 열어나가고 있다. AI가 인간의 두뇌와 신체활동을 대신하고 생활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 출처=‘코리아 루트를 찾아라’, 제5차 신산업 민·관협의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표자료(2017년 4월12일)


◆수집한 빅데이터를 인간처럼 분석하고 자연어 통해 스스로 학습

왓슨: 안녕하세요, 켄 제닝씨. 그 TV쇼 이후로 뵙지 못했네요.

켄 제닝: 너, 이제 볼 수도 있니?

왓슨: 저는 이제 사람을 알아볼 수도 있고, 이미지를 분석할 수도 있고, 그리고 영화도 봐요.

켄 제닝: 난 책을 몇 권 썼고 강연도 다녔고…

왓슨: 저는 사람들의 은퇴 후 계획이나 의사들의 암환자 진료에 도움을 줬어요.

켄 제닝: 그게 다니?

왓슨: 최근엔 일본어도 배우고 있지요 ^^

켄 제닝: (진짜로 궁금한 게 아니었어) 그건 빈정댄 거야.. -_-

왓슨: 빈정거림은 아직 학습하지 못했어요.

켄 제닝: 그건 내가 도와줄 수 있겠다. ^^

*왓슨과 켄 제닝(퀴즈쇼 ‘제퍼디’의 인간 대결자)의 대화


사실 알파고가 한국을 찾기 전 이미 AI는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IBM이 개발한 프로그램 ‘왓슨’(Watson)이다. 왓슨은 ‘인지’와 ‘인식’을 뜻하는 ‘코그너티브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의 대표적 플랫폼이다. 수집한 빅데이터를 인간과 가까운 방식으로 분석하고 정보를 처리한다. 또한 자연어를 이해하고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스스로 학습한다.

왓슨은 이미 2011년 자연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퀴즈왕 켄 제닝을 이기면서 증명하였다. 이에 더하여 앞선 대화에서 그 이후의 발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전한 인공지능 왓슨(Watson). 출처=www.flickr.com

왓슨은 이미 의료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병원에 취직한 왓슨’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다. 왓슨은 방대한 양의 임상 데이터를 단 몇 분만에 분석하여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가장 적합한 처방을 제안한다. 현재 미국의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및 엠디앤더슨 암센터, 클리블랜드 및 메이오 클리닉, 뉴욕게놈센터, 태국 범룬그라드 및 인도 매니팔 병원 등이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암 환자 진단과 임상환자 선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치료가 진행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SK㈜ C&C의 AI ‘에이브릴’(AIBRIL)을 기반한 의료 분야 AI 서비스가 속속 준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고려대 의료원과 손 잡고 추진 중인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다. 감염병과 항생제 관련 국내외 논문과 가이드라인, 약품 및 보험 정보 등 방대한 양의 의료 문헌, 의료원의 치료 케이스와 노하우를 학습한 뒤 환자 증상에 맞는 추천 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GE와 BMW 등의 대규모 생산 현장에서는 AI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가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공장 내 설비와 중간 부품이 스스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제품을 생산한다. 무인공정을 구현해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킨다. 또 생산라인을 다양화해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기존 규모의 경제에서 개인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 AI 기술이 핵심이다.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도

◆AI가 발전해도 인간의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없다.

기업은 ‘고객이 왕’이라고 선전하지만 실질적인 왕은 공급자였다. 기업은 고객을 잘 알지 못했고 대량으로 제품을 만든 뒤 구매를 부추기기만 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제품과 제조공정, 그리고 시스템이 지능화되면서 소비자가 진정한 왕이 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똑똑한 제조업,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하드웨어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유엔의 ‘미래보고서 2045’에서도 AI 기술이 금융 컨설턴트와 은행원, 콜센터 직원 등 금융업 종사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한 연구에서도 텔레마케터와 부동산 권리 분석사, 개인 보험업자 등도 AI 기술로 대체 가능한 직업으로 보고 있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로 일부 직업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 직업이 생겨나기도 한다. 기존의 노동력이나 기술, 지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AI 기술이 우리의 삶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이 인간을 죽인다’는 자막이 붙은 미국 폭스뉴스의 방송 장면. 출처=폭스뉴스

AI 발전에 따른 디스토피아(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어두운 미래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장인 류인균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알파고의 바둑은 데이터베이스가 있습니다. 즉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완벽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사람은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도 예측이 어렵습니다. 외모가 주는 인상은 정의가 어렵습니다. 이 사람은 사기를 칠 것 같고 피해를 줄 것 같은 본능적인 부분도 다 더해지기 마련이거든요. AI가 아직 이런 것을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어렵습니다.”

AI가 발전해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인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새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인류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다. AI가 인간을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은 이전의 기술 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의 기술의 발전이 그래왔듯이 AI 또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인간의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주식회사 C&C PR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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