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증거 ‘제논’ 5일 만에 미량 검출

원자력안전위 “유입경로 확인 중” / 이동식 포집 결과 분석 후 최종 판단

지난 3일 북한이 감행한 6차 핵실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핵종 ‘제논-133’(Xe-133)이 국내에서 검출됐다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8일 밝혔다.

원안위는 이날까지 육상·해상·공중에서 포집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육상에 설치된 고정식 포집장비에서 제논-133이 미량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검출된 양은 세제곱미터당 0.43밀리베크렐(0.43 mBq/㎥)이다.

원안위는 이번에 검출된 제논의 유입경로를 기류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이동식 포집 결과와 함께 종합 분석해 북한 핵실험과 연관성이 있는지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방사성 핵종 제논의 검출은 핵실험의 증거로 간주된다.

원소번호가 54인 제논은 평상시에 공기 중에 미량 존재하는 불활성 기체로, 동위원소의 원자량은 124∼136으로 다양하다. 이 중 원자량 125, 127, 133, 135인 네 종류의 제논 동위원소는 자연상태에서 발견되지 않으므로, 이런 인공 동위원소들이 탐지되면 핵실험이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제논의 인공 동위원소 여러 종류가 한꺼번에 탐지되면 핵실험 여부뿐만 아니라 핵실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제논-133만 미량 탐지된 상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이기형 대외협력팀장은 “제논-133만으로는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라며 “인공 제논 동위원소 4개가 모두 검출되지 않으면 분석으로 상세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집된 방사성 제논이 우리 국토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

정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