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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무너진 방송 플랫폼의 경계…‘1세대 MCN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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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9 17:00:00 수정 : 2017-09-09 1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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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MCN’ 오진세 CJ E&M 팀장 “온라인 1인방송 인기 오프라인까지 확산… 콘텐츠 점점 고급화… 성장 가능성 충분” 국내 MCN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1위 업체 CJ E&M을 비롯해 다이아 TV 콘텐츠 ‘인형뽑기의 신’에서 활약한 창작자 등 ‘1세대 MCN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삼성동 다이아 TV 사무실에서 CJ E&M 오진세 MCN 사업팀장이 국내 MCN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CJ E&M 오진세 MCN 사업팀장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다이아 TV 사무실에서 만난 CJ E&M의 오진세 MCN 사업팀장(40)은 앞으로도 MCN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오 팀장은 “이제 영상을 못 다루고 소셜미디어를 못하면 ‘아재’ 소리를 듣는 디지털 문맹의 시대가 됐다”며 “25세 이하는 검색할 때도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를 찾는다.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업적 가치도 있지만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의 의미도 크다. 1인 창작자들이 프로덕션화, 고급화되며 자연스럽게 인력 고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 1월 개국한 다이아 TV 채널에 대해서는 미디어 플랫폼 간 경계를 한층 더 무너뜨렸다고 설명했다. TV 채널 개국 이후 1인 창작자들이 플랫폼 사이를 더 자유롭게 뛰놀게 됐고, 수용자 반응도 유연하게 빨라졌다는 평가다.

오 팀장이 꼽은 1인 방송의 인기 요인은 단순함과 친근함이다. 다이아 TV의 유명 파트너인 대도서관, 씬님, 허팝, 밴쯔 등의 사례를 보면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를 꾸준히, 전문적으로 공략했다. 최소 2∼3년 동안 롱런하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자 기존 방송의 ‘대본 냄새’ 나지 않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가능한 이유다.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로 방송 내용을 바꿔버리는 식의 적극적인 피드백은 소통에서 오는 쾌감과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들의 방송이 정해진 틀 없이 유연하게 흐르는 점은 그에게도 가장 임팩트 있게 느껴진 부분이었다. 예컨대 기존 여행 프로그램이라면 도입부에 풍경을 담고 그 다음엔 뭘 보여줄지 다 정해져있는데 1인 방송은 여행을 가서도 자신의 관심사 하나만 신선하게 담아내고, 시청자들도 이를 재밌어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5∼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1인 창작자 축제 ‘제2회 다이아 페스티벌’에 4만명의 관중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GCJ E&M 제공
온라인상에서 MCN의 인기는 오프라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대도서관, 씬님 팬미팅 참가자 100명 모집에 4000∼1만명이 몰렸고 지난 7월 고척돔에서 열린 MCN 축제에는 4만명이 모여 작은 문화(서브컬쳐)를 넘어선 영향력을 증명했다.

국내 MCN 산업은 해외에 비해 7∼8년 정도 시작이 늦었지만 현재는 비등한 수준이 됐다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소규모 MCN을 대형 방송사나 통신사가 인수합병하는 미국, 국내 자체 콘텐츠 위주인 일본 등과 우리는 시장 규모와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며 “한국의 MCN은 한류라는 강점을 살려 빠르게 글로벌 지향적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이아 TV의 시청자층 4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고 현지어로 댓글이 달리는 경우도 많다.

◆‘인형뽑기의 신’ 담당 양송철 PD & 원조 인형뽑기의 달인 ‘소희짱’

다이아 TV ‘인형뽑기의 신’ 담당 양송철 PD는 “남녀노소 즐기는 인형뽑기를 스타크래프트 대회처럼 만들어 차별화해보자는 생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기존 e스포츠처럼 컴퓨터, 모바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1대1 대전형태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 부분이 오히려 흥미요소로 작용했다.

방송을 위해 수백명의 지원자들이 지난 6월 홍대의 한 오락실에서 치열한 예선전을 벌였고 상위 32명의 본선진출자들이 가려졌다. 이들은 매회 4명씩 한 조가 돼 8주간의 생방송 인형뽑기 대회에 출전했다. 

MCN 사업자 다이아 TV가 지난달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인형뽑기의 신’ 방송 장면.
GCJ E&M 제공
양 PD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계속보게 된다’는 댓글을 보며 지향점을 향해 잘 가고 있다고 느꼈다”며 “예선 신청자 800여명, 평균 10만회가 넘는 방송클립 재생수 등에 자신감을 갖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경기 해설을 맡은 창작자 ‘소희짱’(본명 김소희·36)은 인형뽑기의 달인으로 1인 미디어 상에서 유명했던 인물. 다이아 TV 제작진이 그의 유튜브를 보고 먼저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해 왔다. 소희짱은 “대한민국 최초의 인형뽑기 대회라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며 “향후 대회 전용 기계를 직접 만들어보거나 규칙을 더 세밀하게 조정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2년 전 1인 미디어라는 개념조차 없었을 때 취미로 시작했다가 오랜 시간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며 “1인 방송의 성공을 꿈꾼다면 유행처럼 접근하기보다는 제작하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소통과 트렌드 캐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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