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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만들 내일] (5) 인간 이긴 최초 인공지능은 ‘알파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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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7 15:45:04 수정 : 2023-11-12 20: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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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최초의 기계는 ‘알파고’(AlphaGO)가 아니다. 1996년 체스 세계 챔피언인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IBM의 ‘딥블루‘가 처음이다. 이후 딥블루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인공지능(AI) ‘왓슨’(Watson)이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퀴즈왕들을 누르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인간을 이긴 최초의 AI 왓슨, 그는 누구인가?

 

<2011년 미국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왓슨’이 우승을 차지했다. 출처=IBM 왓슨 유튜브 페이지

 

왓슨과 알파고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마치 같은 스마트폰이면서도 특징과 장점이 다른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와 비교할만하다. AI라는 큰 줄기 아래 왓슨과 알파고는 다른 성장배경과 특징을 지닌 것이다.

 

왓슨은 IBM의 창업자인 토마스 J. 왓슨(Thomas J. Watson)의 이름을 딴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브랜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자연언어를 신속하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AI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IBM 과학자들의 위대한 도전에서 왓슨의 역사는 시작됐다. 1945년 ‘왓슨 과학 컴퓨팅 실험실’이란 이름으로 콜롬비아대 내에 최초의 연구 센터가 세워졌다.

 

IBM은 왓슨을 AI와 기계학습을 결합시켜 추론과 학습을 할 수 있는 인지 컴퓨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는 빅데이터와 AI를 융합한 것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 스스로 분석한 뒤 판단하는 기술을 접목했음을 뜻한다.

 

◆인간의 언어로 학습, 진화하면서 지식을 쌓아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

 

IBM 왓슨은 정해지지 않은 분야의 질의응답을 위해 첨단 자연언어 처리, 정보획득, 지식표현, 자동추론, 기계학습 기술 등이 적용됐다. 자연언어를 분석하고 정보원을 확인하고 가정을 찾아서 생성하고 증거를 찾아 합치고 순위를 매기는 1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기술을 쓴다. 또 기계학습 기술을 통해 스스로 지속적으로 학습해 전문지식을 발전시킨다.

 

현재 왓슨은 음성과 이미지 인식, 시각화 기술 등을 통해 인간의 언어로 상호작용하며 이를 통해 계속 학습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의학용어 등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이를 통해 최적의 데이터를 생성해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왓슨의 핵심 역할이다.

 

왓슨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철저히 조사해 정확한 답을 제시하고 그 답에 신뢰도 등급을 부여한다. 여기에 적용된 기술들은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촉진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발판이 된다. 이런 기술을 응용해 왓슨은 의료 분야에서 정확한 진단을 도와주고 있다.

 

의료진이 각종 임상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은 환자의 상태와 치료법 등을 조언해준다. 수백만건의 진단서와 환자 기록, 의료서적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왓슨이 스스로 판단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치료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길게는 며칠씩 걸리던 환자정보 해석과 의학 문헌정보 수집을 단 몇분으로 단축하면서 환자 치료에 혁신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동안 분석이 어려웠던 그림과 동영상, MRI(자기공명영상) 자료, 환자의 동작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낼 만큼 왓슨의 기술 수준이 높아졌다.

 

출처=IBM 홈페이지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넘쳐나는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이 큰 이슈다. 한사람이 일생 동안 만들어 내는 생리와 유전, 임상학적 의료정보는 평균 1100TB(테라바이트)이며, 3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 적용한 알파고는 게임, 헬스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

 

알파고의 핵심기술은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 혹은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딥러닝(심층학습)이다. 바둑을 예로 들면 알파고는 이길 확률을 계산하는 가치망(Value Network)과 바둑판에서 어느 위치에 두는 것이 좋은지 위치별로 점수를 계산하는 정책망(Policy Network)을 딥러닝 기술로 구현한다. 구글 딥마인드사는 알파고를 만들면서 심층학습 시스템인 ‘텐서플로우’(TensorFlow)를 활용했다. 텐서플로우는 기계학습과 딥러닝을 위한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다. 이 기술을 통해 구글은 알파고라는 범용의 알고리즘을 다양한 분야에 적응할 수 있다. 텐서플로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보면 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관련 논문의 일부

알파고는 ‘현재 상태에 따른 최고의 착점지’(위 그림 좌측·ConvNet)와 이에 대한 가치 평가(우측·Reinforcement Learning)를 반복 이용하였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가 알파고 기술을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이나 헬스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반면 IBM 왓슨은 의료와 금융, 유통 분야 등에서 맹활약 중이다. 또 왓슨을 탑재한 로봇 ‘코니’(Connie)는 힐튼호텔에서 안내를 하거나 여행정보 등을 알려주는 컨시어지 서비스에 투입됐다. 유통 분야에서는 고객 개인에게 최적화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응용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IBM ‘왓슨’을 탑재한 로봇 ‘코니’가 힐튼호텔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출처=IBM 왓슨

 

◆스스로 결정하는 인공지능 VS 인간의 결정을 돕는 인공지능

 

데이비드 케니 IBM 왓슨 총괄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왓슨은 단순히 정보검색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기업과 정보를 갖고 있는 지식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왓슨은 마치 기업이 고용한 신입사업과 비슷하다”며 “예를 들어 5년 전 왓슨이 종양학 분야에 처음 적용됐을 때는 보조간호사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1~2년이 지났을 시기에는 초보의사, 현재는 의사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니 사장은 인류의 지식을 학습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왓슨을 두고 ‘증강지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왓슨의 활동 영역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왓슨은 난류의 존재를 파악하고 항공기 조종사가 난류층의 위 혹은 아래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하거나 태풍 경로를 예측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통보해 즉시 조치를 취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BM 왓슨의 핵심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 언어로 자연스런 소통을 할 수 있는 인지 컴퓨팅이다. 왓슨은 인간과 같이 학습하고 추론하는 능력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해 인간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알파고는 시스템 자체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반면, 왓슨은 인간이 더 우수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다.

  

 

◆한국어 인공지능의 서막이 열리다

지난 6일 SK㈜ C&C는 ‘IBM 왓슨 한국어 API 기반 에이브릴(AIBRIL) 서비스’를 전격 선보였다. 출범 행사장에는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와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학생과 일반인까지도 찾아와 왓슨 한국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AI 개발을 위한 일종의 프로그램 세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공개된 왓슨 한국어 API 8종으로 이제 AI 전문가가 아니라도 활용법만 간단히 숙지하면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국내 제조·의료·금융·통신·유통 등 전(全) 산업분야에서도 에이브릴을 통한 한국어 기반 AI 서비스의 확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에이브릴’(AIBRIL) 오프닝 행사장 내에서 로봇이 시연을 보이고 있다.

SK주식회사 C&C PR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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