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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무너진 힘의 균형… ‘핵(核)무장’ 공 넘어왔다

입력 : 2017-09-04 18:24:46 수정 : 2017-09-04 22: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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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후폭풍… 국방정책 시험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남북 간 힘의 균형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군의 어떠한 전력도 북한의 핵·미사일 앞에 무용지물과 다름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것도 한계에 봉착했음이 드러나면서 큰 틀에서 자주국방의 새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4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9·9절을 전후해 ICBM 발사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보다 전향적 자세로 비대칭 전력 보완을 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핵은 결국 핵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다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논리에 따라 우리만 한반도 비핵화 논리를 고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날 자유한국당 특강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핵대핵 구도를 통한 안정된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향후 북한과의 핵 군축 협상에 쓰일 수 있는 유용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대북 압박 차원에서의 전술핵 재배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상황까지 포함해서, 그것(전술핵 재배치)까지 포함하겠다”고 답했다.

국군은 4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맞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북한 핵실험장을 상정한 동해상의 목표를 겨냥해 육·공군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 공군 F-15K 전투기가 발사한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공군 제공
육군의 현무-2A(사거리 300㎞) 지대지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돼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국방부 제공
미국의 전략자산인 전술핵 재배치를 넘어 자위력 강화를 위한 독자 핵무장을 포함해 폭넓은 시야에서 핵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7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전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제는 소위 공포의 균형으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평화를 위해 우리나라도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 억제력 차원에서 전술핵을 재배치할 거냐, 독자적 핵무장을 한다면 (북한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을 때 할 것인가 하는 이런 부분을 합의하고 정책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며 “공포의 균형은 맞춰야 하니 (대응방안) 검토를 준비할 단계다. 그 과정에서 국회와 정부 간 의견수렴이나 소통을 함께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4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휴가를 마친 해병대원들이 부대에 복귀하기 위해 백령도행 여객선에 줄지어 오르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아예 존재 이유를 상실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 만큼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폐기를 먼저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가 독자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를 해야 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가피하고 핵 도미노현상을 우려하는 동맹국 미국의 동의를 얻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전 의장은 “국제질서와 동북아에서의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실현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국민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된 형국인 점을 감안해 논의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민서·김예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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