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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스포츠 경기만 재밌다고?” 직접 게임대회 여는 대학생

입력 : 2017-08-27 14:31:45 수정 : 2017-08-27 14: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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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이스포츠 동아리연합회(ECCA)가 개최한 대학 게임리그 사진.

“우리나라가 이스포츠(E-Sport) 강국이라고 하잖아요. 대기업이 지원하는 일부 리그 얘기지 아마추어 경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부족해요”

우리나라는 흔히 ‘게임 강국’이라 불린다. 90년대 초 불었던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전국 PC방은 어느덧 청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고 각종 이스포츠 대회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까지 만들어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게임이용자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70.3%)은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유명게임의 왕좌는 단연 한국 게이머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한국인의 게임사랑에 비해 ‘아마추어 경기’는 유럽, 미국보다 뒤처지고 있다. PC방 단위로 게임리그가 간혹 진행되곤 하지만 전국단위로 펼쳐지는 아마추어리그는 흔치않다. 

ECCA를 만든 윤덕진(25)씨. 현재 아마추어 이스포츠 리그를 제작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윤덕진(25)씨는 대학생이 자체적으로 뭉쳐 ‘아마추어 리그’를 만들어보자 결심했다. 프로게이머 위주 게임 대회의 벽을 낮추고 대학생만의 이스포츠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그는 지난 2013년 대학 이스포츠 동아리연합회(Esports Collegiate Club Association·ECCA)를 결성했다. ECCA는 전국 대학 게임동아리들과 함께 게임 대회를 열기도 하고 이스포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윤씨는 “게임은 우리 세대 대학생들의 문화”라며 “ECCA를 통해 대학생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사회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다”며 “ECCA를 통해 게임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여기서 이스포츠 업계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장소섭외는 물론이고 후원사 섭외, 홍보, 콘텐츠 제작 등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녔다. 한번은 후원해주기로 한 후원사가 갑자기 의사를 바꿔 대회가 중단될 위기도 있었다. 윤씨는 “대행사를 쓸까 고민도 했었지만 대학생끼리 이스포츠 관련 활동을 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여겨 섭외부터 영상제작까지 자체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대학 이스포츠리그 UCG와 경기 협력을 맺은 ECCA의 윤덕진씨(오른쪽 두번째).

윤씨는 대학 게임 리그의 강점으로 ‘가벼운 분위기’, ‘라이벌 구도’ 등을 꼽았다. ECCA는 ‘대학가’를 주제로 한 ‘신촌리그’를 열거나 일부 대학의 체육대회를 모티브로 대학 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게임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대학생 게임리그 관계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교류하며 국가 간 게임 대항전을 열기도 했다. 모든 리그는 게임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프로게이머도 배출됐다.

대학 게임리그 활동에 이어 윤씨는 현재 아마추어 이스포츠 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ECCA 회장으로서 'IEF 국제 e컬처 페스티벌‘을 개최한 윤씨는 그때만난 한 행사관계자와 함께 이듬해 게임 대회 설립을 지원하는 ’이포츠(Eport)‘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ECCA의 활동을 지원하고 아마추어 게임리그를 여는 등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는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전세계 대학생들이 모여 리그오브레전드, 하스스톤, 도타 등 다양한 게임의 최강자를 가리는 게임인의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스타크래프트2의 재미에 빠져 2000경기를 하나도 안 빼고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적이 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행복하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이스포츠를 위해 많은 경기를 개최하고 싶다”고 싱긋 웃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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