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文 운전자론’ 국제공조 부담… 구상 아닌 처방전 필요한 때”

입력 : 2017-08-16 19:36:19 수정 : 2017-08-16 19:36: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외교안보 전문가 평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한반도 운전자론을 앞세워 남북관계 등 대외 환경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추가도발 중단 시 무조건 대화 선언(6·15 공동선언 17주년 기념사), 베를린구상 발표(7월6일), 남북 군사당국 및 적십자회담 제의(7월17일) 등 대북 유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이런 야심 찬 구상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군사 옵션 거론 등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외교안보분야 전문가들은 16일 지금까지 보여온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행보에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한태규 한국외교협회장은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명분은 좋으나 너무 강조하면 국제공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베를린구상의 경우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으며 북·미 간에 대화가 없으면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현재로서는 (베를린구상) 현실화가 쉽지 않다”며 현재 상황을 “자동차 열쇠도 없고 기름도 없으며 승객 모두는 각자의 브레이크가 있는 상황”에 비유했다.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도 “현재 운전자는 (한국이 아니라) 북·미”라며 “지금은 구상단계를 넘어선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전이 필요할 때”라고 잘라 말했다. 

김일성·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의 질적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김대중·노무현정부식의 대북 포용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김정은은 핵·미사일에 있어서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김정일보다 더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김정일이 북한 지도자이었던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는 햇볕정책이 적절했을지 모르지만 문재인정부가 김정은 시대 북한에 과거 정책을 답습하면 베를린구상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재인정부가 초기의 조급증에서 벗어나 안정적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외교안보 난맥상에 대해 “정부가 처음부터 자신감이 너무 높았고 국제적 현실과 대외 여건을 너무 낙관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그래도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재빨리 궤도수정을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한·미간의 대북 대응기조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북·미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소위 코리아패싱(Korea Passing·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 소외)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남궁 영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분명한 동맹이고 파트너이면 중국도 한국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을 하려고 해도 코리아패싱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미국의 확실한 동맹·파트너로 인식되려면 신뢰성을 줘야 하는데 우리가 그 신뢰성을 잘 주고 있느냐를 평가한다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미국이 한국을 따돌려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라며 “미국은 한·미·일 공조에 중국을 끌어들여 북한은 고립화시켜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실장은 “코리아 패싱은 한국 외교에서 가장 치욕적인 말”이라며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대화 빈도를 늘리고 주한 미국대사, 한·미연합사령관을 역임한 사람들은 물론 비공식 라인을 총동원해 미국과 소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서·김예진·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