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취임이나 행사 등에 관한 기념우표에는 우리 현대사가 녹아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대통령들은 4대 윤보선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대통령 중 가장 많이 우표에 등장한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30회), 그 다음이 박정희 전 대통령(21회)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취임기념우표만 내는 게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우표를 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예외였다. 취임기념 우표의 거래가는 희소성이 포인트다. 이승만 전 대통령 취임우표가 장당 30여만원으로 가장 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는 우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오늘 발행된다. 지지율이 70%대 후반임을 반영하듯 주문 신청이 폭주할 정도로 취임우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우정사업본부가 얼마 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취소한 데 따른 야당과 보수단체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의원과 보수단체는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권이 바뀌자 코드 맞추기를 한 치졸한 조치”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인사는 “그리스의 궤변론자 트라시마코스의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며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그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적극 나선 일이 있다. 그래서 현 정부의 협량과 비교된다. 우표 하나에 한쪽은 웃고 한쪽은 우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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