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억제와 중소 납품업체 권익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유통 갑질’ 대책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밝힌 가맹사업·유통업·대리점·하도급 등 4대 분야에 대한 갑질 근절 대책의 일환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 대한 사전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13일 대형 복합쇼핑몰을 대규모유통업법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판촉행사에 파견되는 직원 인건비를 대형마트와 납품업체가 분담하도록 하는 등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연합뉴스 |
우선 대형 복합쇼핑몰이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다.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면 스타필드나 코엑스몰, 신세계아울렛 등이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법에 포함될 경우 마음대로 매장을 이동시키거나 매장에 판촉비를 일방적으로 부담시키지 못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은 모두 임대업으로 등록돼 있지만 공동으로 판촉활동을 하면서 매장의 상품 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수수료 공개 대상도 대형마트·온라인 쇼핑몰로 확대된다. 공정위는 현재 공정한 수수료율 결정을 유도할 목적으로 백화점·TV홈쇼핑 분야에 한정해서 수수료율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형마트의 시식행사 등 납품업체 종업원이 파견되는 판촉행사 인건비는 납품업체가 부담했다. 공정위는 판촉행사를 통해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함께 이익을 얻는 만큼 판촉행사 인건비 부담도 양측이 분담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판매된 수량에 대해서만 납품업체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회계처리하는 ‘판매분 매입’ 관행도 금지된다.
김 위원장은 “사실상 대형마트의 특수관계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유통벤더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뒤 내년 6월까지 불공정거래 심사지침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단 민원이 계속되는 분야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올해 가전·미용 분야에 대한 집중 관리를 펴고 있는 공정위는 내년에는 TV홈쇼핑과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상대로 직권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통분야 갑질에 대한 내부고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지급 상한은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다.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한 민사적 구제수단으로 피해액의 3배를 물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과 함께 제재 수위를 ‘3배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유통업별로 자율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행하도록 독려도 지속할 방침이다. 업계 스스로 ‘모범 기준’을 만들어 법 제도의 규제에 의지하지 않고 자발적인 자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지난 보수정부를 거치면서 모범규준이 ‘손톱 밑 가시’라는 딱지가 붙어 많이 폐지됐는데 이건 실수”라며 “유통분야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범규준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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