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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 '유종의 미' 거두지 못한 마지막 레이스

입력 : 2017-08-13 16:07:05 수정 : 2017-08-13 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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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마지막은 초라했다.

볼트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경련으로 레이스를 멈췄다.

마지막 주자로 뛴 볼트는 우승을 향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였지만, 경기 도중 다리를 절뚝이기 시작했고, 결국 스타디움에 쓰러졌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쓰러져있던 볼트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트랙을 떠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5연패에 도전했던 자메이카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볼트 역시 마지막 레이스에서 쓸쓸하게 퇴장했다.

결승전을 밟지 못한 볼트는 이 대회 100m에서 동메달 하나로 대회를 마감했다.

볼트는 지난 10여년간 단거리 육상을 독식한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였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 혜성처럼 나타나 100m(9초69), 200m(19초30), 400m 계주(당시 37초10) 세계 신기록을 싹 다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독식했다. 그 동안 육상강국으로 군림해온 미국의 스프린터들은 볼트의 등장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듬해 볼트는 독일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는 9초58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를 경악시켰다.

2년 뒤 제 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는 실격 처리되며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볼트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2012 런던올림픽 100m, 200m, 400m 계주에서 3개의 금메달을 이뤄냈고, 2013년 제 14회 모스크바, 2015년 제 15회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3개 종목(100m, 200m,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올림픽에서의 활약도 계속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볼트는 100m, 200m, 400m 계주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 동료선수의 금지약물 적발로 금메달을 반납하면서 올림픽 3종목 3관왕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해야만 했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친구이자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 저메인 메이슨(영국)의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이로 인해 한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볼트가 3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와 훈련 부족 등으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6일 열린 100m 결승에서 저스틴 게이틀린(9초92), 크리스티안 콜먼(이상 미국·9초94)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마지막 레이스 400m 계주에서는 우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웃지 못했다.

그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최종 메달 개수는 금메달 11개, 은메달 2개, 그리고 동메달 1개로 남게 됐다.

앞으로 볼트의 모습을 볼 순 없지만 그는 세계 육상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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