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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음식물쓰레기가 에너지로… ‘바이오매스’시장 잡아라

입력 : 2017-08-08 21:21:45 수정 : 2017-08-08 2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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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대체할 미래에너지로 급부상
바이오매스의 ‘매직’/폐식용유·가축분뇨 등 유기 폐기물/바이오에너지·바이오플라스틱 변신/친환경성에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바빠진 정부·업계/‘친환경에너지타운’ 5곳 추가 선정/ 석탄화력→바이오매스 발전소 전환/ 커지는 시장 선점 위한 커지는 보폭
탈원전이 이슈화되면서 원자력과 석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근대 산업화와 세계 경제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했지만 지속 가능성, 미래 에너지라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는 매장 지역이 한정적이고 거대 유통업체들의 패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에 에너지 안보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그 자리를 대체할 원료로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가 ‘바이오매스’(Biomass)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기성 생물체를 총칭하는 바이오매스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활용 가능하다. 액체·가스·고체연료와 전기·열 등의 ‘바이오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고, 친환경 성분이 함유된 ‘바이오플라스틱’으로도 재탄생된다.

가장 큰 특징은 음식물쓰레기, 축산폐기물과 같은 유기성 폐기물을 자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국내 자급이 가능하며, 재생산이 가능한 식물자원 등에서 생산돼 고갈 문제가 없다. 쓰레기 처리 부담을 줄이면서 에너지화도 가능한 데다 친환경성이라는 장점까지 있다. 산성비의 주범인 황산화물이 전혀 배출되지 않고 디젤 엔진의 유해 배출 가스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바이오디젤은 경유에 비해 약 78% 정도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약 56만㎘의 바이오디젤이 사용됐으니 이산화탄소 145만t이 감축된 셈이다.

◆최근 보급 확산세… 차세대 에너지원 급부상
 


환경부 조사 결과 국내 유기성폐자원의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2015년 말 기준 88개소로 전년도에 비해 17개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가스로 생산한 전기 판매액도 93억1200만원에 달해 전년 대비 267.8% 상승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바이오매스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런던협약 발효로 2012년 하수슬러지와 가축분뇨, 2013년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단계적으로 금지됨에 따라 이들의 육상처리를 위한 대책으로 폐자원에너지화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민참여형 친환경에너지타운, 바이오가스 플랜트 연구과제 수행 등 바이오매스 에너지대책 및 실행계획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제2의 석유’로서의 잠재력 또한 갖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바이오가스는 각각 경유, 휘발유,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다. 국내 에너지 수요 중 약 24%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송 부문에서 화석연료(석유) 대안의 필요성은 충분히 제기됐다.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 2.5%를 의무적으로 혼합해 공급하도록 한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RFS)가 이를 반영한 대표적인 제도다. 업계는 정부가 2018년부터 RFS 비율을 3.0%로 상향하고,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가스의 혼합의무 도입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시장 잡아라”… 정부·업계도 ‘잰걸음’

발전 초기 단계인 바이오매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환경부는 버려지는 폐가스·폐열 등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주민소득도 함께 창출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준공된 홍천에 이어 지난 4월 경기 화성시, 충남 천안시, 경북 군위군, 경남 통영시, 제주 제주시 등 5곳을 추가 선정했다. 각 지역 특성에 맞게 폐식용유, 가축분뇨, 쓰레기 소각 시설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관계자는 “정제된 바이오가스 7%는 마을에서 사용하고 93%는 강원도시가스로 판매한다”며 “리 단위의 작은 마을까지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것은 이례적인 데다 생산지역에선 50%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주민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렇게 절감할 수 있는 가구당 연료비는 91만원 수준이며 재생에너지로도 연간 9600만원의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1일자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탈바꿈한 영동 1호기 가동을 시작했다. 설비 개조에 960억원을 들인 영동 1호기는 발전용량 125㎿급 우드펠릿 신재생 발전을 시행한다.

이밖에 지난 3월 바이오에탄올 사업 진출을 밝힌 LG화학, 충남 당진시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인 105㎿ 용량의 바이오매스 발전을 하고 있는 GS EPS, 친환경성과 높은 내열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 플라스틱 에코젠을 내놓은 SK케미칼 등이 있다.

◆전 처리실 완전 밀폐… “악취 날 틈 없어요”

지난달 28일 찾은 충북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내 바이오가스 플랜트.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흰색 구 모양의 저장조가 눈에 띄었다. 매일 충주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쓰레기 80t이 반입돼 파쇄, 분해 과정 등을 거쳐 바이오가스화된 후 저장되는 핵심 공간이다. 예상 외로 악취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저장조 옆에 바짝 다가가야 윙 하는 소음과 희미한 쓰레기 냄새로 공장이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저장조 왼편에는 가스정제를 위한 바이오메탄 생산시설이 쭉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서 97% 이상 순도의 바이오메탄이 매일 5000N㎥(노멀세제곱미터)씩 생산된다. 이는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압축바이오가스(CBG), 도시가스 연료 등으로 변신한다. 동시에 저온액화공정을 통해 이산화탄소(CO₂) 99.8%를 회수, 농작물 공급이나 산업 용접용으로 활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기 중으로 온실가스가 그냥 배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한국가스기술공사 김세윤 신성장기술센터장이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내 바이오가스 플랜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이날 현장 점검을 나온 한국가스기술공사 김세윤 신성장기술센터장은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가장 큰 문제인 악취를 처리하기 위해 반입장 및 전처리실을 완전밀폐하고, 냉각 및 백연방지 신기술 등을 활용한 3단계 복합악취 처리시설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곳이다. 1만716㎡ 부지에 전액 정부보조금 244억원을 투입해 마련됐다. 연구수행기관인 현대건설과 한국가스기술공사, ㈜EG가 한국형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 에너지화시스템 운영기술개발을 위해 10년간 센터를 운영한 뒤 충주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생산한 바이오메탄가스는 자동차 연료와 ㈜충북참빛도시가스에 판매돼 각 수요처에 공급할 예정이다.

센터 측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가스 상용 플랜트 실증 운전 단계까지 왔다. 도시가스 공급 배관 작업이 곧 마무리된 후 본격적인 상업 운전을 앞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80t/일)를 처리해 바이오메탄(220㎥/hr)을 생산하는 상업화 운전 시 가동량을 현재 그대로 소화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15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중 바이오에너지 생산량 비중은 20.8%다. 태양광(6.4%), 수력(3.4%), 풍력(2.1%) 등을 합한 것보다 높은 비중이다. 설비나 판매 실적 면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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