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장규모·규제에 한계… IT 기업들 해외서 활로 찾는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8-05 11:27:39 수정 : 2017-08-05 11:27: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장의 해법을 찾고 있다. 시장 규모의 한계 속에 규제 강화와 글로벌 업체들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더는더 이상 한국 시장에 안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국내 토종 포털기업인 네이버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ICT 기업이다. 네이버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사업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해외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건 자회사인 네이버재팬(현 라인주식회사)이 2011년 인스턴트 메신저(IM) ‘라인’의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네이버는 이미 카카오가 선점한 국내 메신저 시장을 공략하는 대신 무주공산이었던 일본을 기반으로 메신저 사업의 글로벌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IM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던 동남아와 스페인,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라인은 출시 후 25개월 만에 전 세계 가입자가 2억명을 넘어섰고, 2013년 11월엔 3억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월 이용자수(MAU)는 2억명 수준이다.

라인주식회사는 지난해 뉴욕과 도쿄 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되며, 이후 글로벌 전초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와 자회사인 라인이 지난 6월 인수한 프랑스 소재 인공지능 전문 연구기관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의 전경. 네이버는 XRCE의 사명을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변경하고, 향후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네이버 제공
기술 플랫폼 기업을 표방한 네이버는 최근 들어 한층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AI 등 기술과 금융 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각각 50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을 취득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둘 다 국내 기업이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유럽이나 미국을 포함해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전세계 9개 국가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네이버가 추구하는 해외사업 진출 플랜과 맞물려 다양한 영역의 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네이버와 라인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인 ‘스테이션F’에 페이스북과 같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을 확보했어, 이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하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를 인수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럽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시장”이라며 “북미와 달리 기술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진입 가능한 시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증시에 상장되며 단숨에 국내 1위 게임업체로 떠오른 넷마블게임즈도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를 3분기 일본, 4분기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국내 시장에서 출시 후 한달 만에 20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11개국에서 출시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일본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5년 28% 수준이던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51%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2015년 7월 캐주얼 퍼즐 장르 세계 2위 개발사인 잼시티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마블 올스타 배틀’로 유명한 카밤 벤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했고, 향후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력을 토대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주문형 비디오 플랫폼인 ‘옥수수’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통신 박람회인 ‘MWC 2017’에서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최고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상을 수상했다. SK텔레콤 제공
대표적인 내수 기업인 SK텔레콤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7일 SM엔터테인먼트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이번 거래로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연예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SM컬처앤콘텐츠의 2대 주주로 부상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됐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이번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됐다”며 “향후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2차, 3차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동남아 등이 핵심 공략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또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주문형비디오(VOD) 플랫폼인 ‘옥수수’를 개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이들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나서는 이유는 이미 국경이 사라진 정보통신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국내 1위의 포털이지만, 동영상에서는 유튜브, 소셜미디어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미래 ICT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AI 등 기술 개발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역시 국내 1위 게임사라고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세계 게임 시장은 점점 대형화 독점화되는 추세다. 특히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중국에 게임을 수출했지만, 지금은 많은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은 규제 이슈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최근 정부의 통신비 인하 등으로 수익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망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각종 제휴와 해외 사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