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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제 중국, 정치권력 선순환하는 까닭은…

입력 : 2017-08-04 20:16:19 수정 : 2017-08-04 2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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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예상 깨고 성공가도 中의 힘은 정치안정
저자, 내부자 시선으로 당 정치시스템 분석
강력한 당·국가체제 작동하는 메커니즘부터
또 다른 축 엘리트제도까지 꼼꼼히 살펴봐
조호길·리신팅 지음/메디치미디어/2만원
중국의 정치권력은 어떻게 유지되는가/조호길·리신팅 지음/메디치미디어/2만원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블록 등 사회주의 국가는 대부분 개혁·개방에 실패했지만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성공했다. 그간 중국은 분열하고 쪼개질 것이란 예측이 몇 번 있었다.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한 직후 권력투쟁으로 혼란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주류였다. 1989년 6월 초순에도 그랬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졌던 대학생·지식인들의 민주화 투쟁을 무력 진압한 당시 서구 전문가들은 곧 중국은 분열되고 쪼개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아직도 멀었다는 경멸조의 비판을 마구 쏟아냈다.

이 같은 시각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도 미국 등 서구 학계 다수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중국은 서구의 예측과 달리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직 미국과 서유럽 학자들 사이에선 중국 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영도)제와 공산당 내 민주시스템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판적이다. 공산당 일당체제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이냐에 관심을 둔다.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독재국가이며, 정치범을 억압하는 ‘인권 탄압국’ 내지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후진국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중국 인민의 삶은 마오쩌둥 치하에 비해 몇 배나 향상되고 경제는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체제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성공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2012년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왼쪽)와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 국가주석 .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의 성공에는 정치 안정이 가장 큰 배경이다. 이 책은 중국의 정치권력이 어떻게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풀이한다. 당과 국가라는 ‘이중 궤도의 정치체제’가 어떻게 원활히 작동되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사전통과 맞물린 공산당 권력의 선순환 모델을 제시한다. 다른 중국 정치 관련 저작물과 달리 이 책은 철저히 중국 내부자의 시선으로 공산당 정치시스템을 분석한다.

공산당이 일당체제임에도 권력을 지속하는 첫째 이유는 당 중심의 체계적인 국가 통제 메커니즘 때문이다. 지도부의 의사결정 방식도 민주적이다. 공산당 권력의 정점인 국가주석이 의사결정을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집단합의제 방식이다.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의사소통을 거치는 ‘합의형 정책 결정’ 방식이다. 더불어 끊임없이 집단학습을 통해 내부모순을 수정해 나간다.

저자는 중국에서 공산당 일당체제가 정답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서구에서 유래한 다당제를 동양의 국가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과, 오랜 역사적 변천을 거치며 드러난 민주국가의 선거민주주의 한계 등을 지적한다. 중국의 공산당 집단지도체제는 유교철학에 근거한 합의식 모델이다.

저자는 중국의 당·국가체제를 지탱하는 또다른 축으로 국가 엘리트를 제시한다. 중국 공산당은 입당 자격과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운 엘리트당이다. 특히 엄격하고도 철저한 엘리트 선발과 검증, 원활한 권력 이양 시스템은 공산당의 권력 유지의 요체다.

저자는 중국 공산당이 시행 중인 위임제, 선임제, 고시임용제, 초빙임용제 등 각종 고시 선발제도의 특징도 소개한다. 아울러 최고 권력이 지도자 개인에서 영도집단으로 전이되는 서기제의 특징과, 계단식 교체방식에 의한 리더그룹의 교체도 쉽게 풀이한다.

이 책은 공산당 권력이 부패하지 않고 건강하게 승계되며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는 중국의 정치제도의 특성을 알기 쉽게 전한다. 저자 조호길은 25년간 공산당의 최고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교수를 지낸 중국 정치 전문가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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