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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사소한 장난'도 성폭력이 될 수 있다

입력 : 2017-07-31 05:00:00 수정 : 2017-07-30 17: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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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교내폭력은 감소했지만, 학교 내 성폭력을 되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가운데 70%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이 가해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성폭행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연령대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반면 가해자는 고등학생인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사이버성폭력 순으로 발생했는데요. 사소한 장난도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 개선 교육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교내 성폭력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처벌 강화 및 예방 교육 등의 대책을 내놓곤 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요식행위에 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폭력에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학교폭력 피해는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 내 성폭력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교생 가운데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13년 2.2%, 2014년 1.4%, 2015년 1.0%, 지난해 0.9%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초·중·고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학생 간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각종 성 관련 사안) 건수는 2015년 1842건으로, 2012년(642건) 보다 3년 만에 3배 가량 늘었다. 2013년 878건, 2014년 1429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정책연구를 위해 2015년 전국의 초·중·고생과 교원 총 4만32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폭력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이 2.1%로 가장 높았고 고교생 1.9%, 중학생 1.4% 순으로 조사됐다. 가해 응답률은 고교생 2.2%, 중학생 1.7%, 초등학생 1.6%였다.

◆피해 유형, 성희롱 > 성추행 > 사이버성폭력 순

성폭력 피해 유형별로는 성희롱이 5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추행 28.3%, 사이버성폭력 14.1%, 성폭행 2.3% 순이었다.

특히 성폭력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성희롱의 경우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에게 피해를 당한 비율이 초등학생 73.5%, 중학생 73.8%, 고교생 60.5%로 모두 높게 나타나 또래 학생 간 성폭력 예방교육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학생들에게 '사소한 장난도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주도록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예방교육을 내실화하기로 했다.

올해 초등학교 1200곳에서 학교 주변 '아동안전지도'를 이용해 토론, 상황극 등 이해·활동중심 예방교육을 하고,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청소년성문화센터, 청소년경찰학교 등에서 예방교육을 받게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문 상담 교사를 초등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피해 학생에게 교내외 전문 상담기관이나 병원과 연계해 상담, 치료 지원을 할 계획이다.

◆교사 70.7% "교직생활 동안 성폭력 경험했다"

한편, 교사 10명 중 7명은 교직생활 동안 성폭력 피해를 1회 이상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부모·지역주민에 의한 집단성폭력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여교사 긴급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여교사의 70.7%가 교직생활 동안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직생활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을 묻는 질문에 피해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여교사의 비율은 29.3%에 그쳤다. '술 따르기, 마시기 강요'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53.6%로 가장 많았다. 피해 경험비율은 학교급별로 차이가 나타나 초등학교가 59.5%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52.4%) 중학교(40.4%)가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많은 권한을 가진 초등학교 교사의 피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 형태는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40.9%)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등과 같은 신체접촉(31.9%) 등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2.1%는 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간이나 강간미수 등 성폭행 피해율도 0.6%(조사대상 1758명 중 10명)로 집계됐다.

전교조 관계자는 "2013년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평생동안 피해 경험 중 강간미수가 0.5%, 강간이 0.4%로 나타났다"며 "이와 비교했을 때 교직사회에서 피해 정도가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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