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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착한 집세 찾아 삼만리…'주거 낭인' 내몰리는 취준생

입력 : 2017-07-28 19:27:31 수정 : 2017-07-28 22: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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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 어정쩡한 위치… 대책 외면 / 전세임대, 자격 요건 까다로워 / 구직 활동·비싼 임차료 ‘이중고’ / 수십만원 고정비… “알바는 필수”
“여기서 더 깎는 건 곤란해요.”

서울 성북구 혜화동의 한 원룸촌. 취업준비생 김모(24)씨는 이날도 방을 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해 이제 막 취업 전선에 뛰어든 김씨에게 집주인이 제시한 보증금 2000만원, 월세 50만원은 부담스럽다. 보증금 일부를 부모님께 손 벌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비쌀 줄은 예상을 못했다.

부모 도움으로 원룸이나마 알아보는 김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올해 충청도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한 홍모(26)씨는 고시원 신세다. 홍씨는 취업에서 몇 번 고배를 마신 후 아예 짐을 싸서 서울로 왔다가 최소 보증금 1000만원을 요구하는 서울 부동산 시세에 놀라 결국 월 40만원짜리 고시원에 들어갔다. 옆방 사람의 통화 내용까지 들릴 정도지만 취준생 신분에 이 정도면 괜찮다고 애써 위로했다.

대학 문을 나선 취준생들이 구직 활동과 비싼 집값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새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주거안정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어정쩡한 사회적 위치 탓에 정책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청년전세임대주택’ 모집에 올 상반기에만 4641명의 취준생이 몰렸다. 이는 취준생 모집을 처음 시작한 지난해 전체 신청자(2126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청년전세임대주택 제도는 대학생과 취준생이 전세주택을 구하면 LH가 임대인과 계약을 맺고 저렴한 비용으로 다시 임대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신청자격이 생계·의료급여 수급가구, 한부모가족,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등으로 한정돼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일부 취준생은 월세를 감당하려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2015년 수도권 대학 미대를 졸업하고 친구의 집에서 ‘하메(하우스메이트)’ 생활 중인 김모(25)씨가 그런 경우다. 김씨는 방세와 공과금 등을 합쳐 매달 집세로 평균 36만원 정도를 낸다. 김씨는 월세를 내려고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처 백화점에서 판촉행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위치다 보니 은행 대출도 쉽지 않고, 언제 취직할지 모르니 주변에 돈을 융통할 수도 없어 방세 내기가 빠듯하다”면서도 “많은 주거정책이 나오긴 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높은 월세 가격 때문에 취업준비와 함께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진 것이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1733만여가구 대상)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통계개발원이 종합 분석한 ‘사회조사와 인총 표본조사 연계자료 분석 및 활용’ 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전국 청년가구의 23.7%가 서울에 몰렸고, 이 가운데 주거빈곤 상태에 빠진 가구는 40.4%로 나타났다. 주거빈곤 유형별로는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18.6%)와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27.8%)보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에 해당하는 경우가 32.7%로 가장 높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취준생의 주거 문제는 저출산 등 인구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프리터족으로 전락하게 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들에 대한 주거정책은 주택뿐 아니라 고용 등 다양한 영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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