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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은행 대면상품…노인들 '금융 소외층' 전락 위기

입력 : 2017-07-18 20:47:37 수정 : 2017-07-18 22: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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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킹 확대 등 영향으로/ 비대면 상품 2년새 8배 증가/ 은행 점포 1년새 180여개 줄어/“노년층 불편… 선택권 침해” 지적
은행권이 대면전용 상품은 그대로 둔 채 비대면전용 위주로 대출상품을 늘리고 있다. 비대면전용 대출상품은 대면전용 상품보다 금리가 0.2%포인트 가량 낮아 고령층 등 온라인에 낯선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18일 세계일보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의 지난 3년간 개인금융부문 여·수신 상품 출시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6년 출시된 비대면전용 여신상품은 17개로 2014년(2개) 대비 8배가량 늘었다. 반면 2016년 출시된 대면전용 상품은 45개로 전년도 44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은행들은 예·적금인 수신상품의 경우에도 비대면전용 상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렸다. 올 들어 출시한 비대면전용 상품은 모두 21개로 2016년 한 해 동안 출시한 비대면전용 상품 수 24개에 육박했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1년치에 버금가는 비대면전용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비대면전용 상품 증가세는 인터넷뱅킹, 모바일플랫폼과 같은 비대면채널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출시 비용이 낮은 비대면전용 상품은 금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도 비대면상품 출시가 늘어난 또 다른 요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의 숫자가 감소하는 상황이어서 대면 상품보다는 비대면전용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국민·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점포 수는 4193개로 2015년 말 4379개에서 186개나 줄었다.

특히 차주가 대출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관계기관에서 일괄적으로 불러오거나 전자등기시스템 도입 등 금융기술이 발달하면서 비대면전용 대출상품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여신상품의 경우 수신상품보다 비교적 절차가 복잡해 창구를 통한 대면거래가 주로 이뤄졌다. B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모바일플랫폼 간 경쟁으로 비대면전용 대출상품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대면 금융상품의 증가세는 점포 축소와 함께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비대면전용 상품 금리는 대면전용 상품 금리보다 보통 0.2∼0.3%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에 은행들은 노년층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대면과 비대면 채널에서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시중은행의 대면·비대면 혼용 가능 신상품은 여신 5개, 수신 31개다.

그러나 혼용상품 역시 예금의 경우 가입 채널에 따라 0.1∼0.2%포인트의 금리 차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과)는 “은행들은 고령층도 금융기회를 활용하게끔 형평성 있는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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